‘미전실’ 지시받고 일명 ‘그린화 작업’ 관여 혐의…檢, 이상훈 회장 등 윗선 수사 확대 방침

삼성 노조와해 공작을 기획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전 노무담당 전무 목아무개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의 노동조합 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삼성전자 노동담당 전무 출신 목아무개씨가 구속됐다. 검찰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 수사에 착수한 뒤, 모회사인 삼성전자 임원이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피의사실 대부분에 관해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와 역할 등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목 전 전무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그룹 미래전략실에서 노무 업무를 전담한 목 전 전무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그룹 전체의 ‘무노조 경영’ 방침을 위해 미전실 지시를 받고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의 노조 와해 공작인 속칭 ‘그린화’ 작업을 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목 전 전무는 또 ‘노조활동은 곧 실업’이라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협력사 4곳의 위장폐업을 실행하면서 노조탈퇴를 종용하고 노조원의 재취업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또 경찰 정보국 전 노무 담당 경찰관 김아무개씨를 개입시켜 사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노사협상이 진행되도록 한 후, 그 대가로 김씨에게 6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목 전 전무가 삼성전자 노무 분야 자문위원을 지낸 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 송아무개씨, 삼성전자서비스 최아무개 전무 등과 함께 매주 노조대응 회의를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송씨와 최씨는 구속상태다.

검찰은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본사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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