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대형항공사 잇단 ‘오너리스크’로 뒤숭숭, 진에어 면허취소 위기에 에어부산은 IPO에 악재 우려…제주·티웨이·이스타 등 영업 집중, 경쟁력 제고 전망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양대 대형항공사(FSC)의 오너리스크가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들에 직‧간접적 경영 타격으로 직결된 모양새다. 대한항공의 ‘물컵 갑질’은 진에어는 면허취소 위기로 이어졌고, 기내식 대란을 빚은 아시아나항공의 그룹 경영 이슈 역시 에어부산 상장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경영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독립형 LCC들이 반사이익을 누릴지 주목된다.


6일 오후 국토교통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진에어의 면허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2차 청문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1차 청문회와 이해관계자 간담회를 진행한 데 이어 1~2주 후 3차 청문회와 면허자문회의를 거쳐 진에어의 면허취소 여부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진에어 직원들은 면허취소를 두고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잘못을 왜 진에어 직원들이 책임져야 하냐”며 연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총수 일가 갑질 논란이 진에어의 면허취소 위기로 직결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물컵 갑질과 함께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전무의 진에어 등기이사 불법 재직 사실이 밝혀지며 진에어는 면허취소 여부를 검토받게 됐다. 현행 항공법상 외국인 임원의 불법 등재는 항공면허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는 게 국토부 측 설명이다. 


이로 인해 최근 진에어는 신규 사업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며 영업 활동에도 차질을 겪었다. 지난달 국토부는 진에어의 신규 항공기 B737-800 등록과 비정기 노선 취항 요청을 불허했다. 청문회를 앞두고 면허취소 여부 검토 단계에서 사업 확장 관련 등록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 국토부 입장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국토부 조치로 신규 사업 확장이 어려워지며 올초 목표했던 매출, 영업이익 달성도 차질을 겪을까 우려된다. 사업 계획이 틀어지면서 휴가철 성수기 수요를 다른 항공사에 내주게 됐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올해 상장을 목표하는 에어부산의 상장 앞길에도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이슈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대식 대란 이후 박삼구 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불신과 배임 의혹이 불거진 까닭이다.

지난달 1일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를 변경하면서 기내식 대란이 발생했다. 그런데 기존 업체였던 LSG스카이셰프코리아가 아시아나항공이 재계약을 빌미로 금호홀딩스 투자를 강권했다고 주장하면서 아시아나 경영진의 배임죄 가능성이 제기됐다. 소액주주들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그룹 경영 이슈는 에어부산의 상장예비심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에어부산은 올해 12월 상장을 목표로 이달 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나, 심사 과정에서 기업의 재무건전성 뿐 아니라 지배구조나 경영 투명성도 함께 평가하는 까닭이다. 상장에 성공해도 그룹 신뢰도 악화로 인해 투자심리가 약해져 공모가가 낮게 책정될 우려도 나온다.

에어부산은 아직까진 모기업 이슈가 상장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모회사나 그룹 경영 이슈에 영향 받지 않고 상장은 일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별다른 경영 악재 없이 영업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독립형 LCC의 호실적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대형사의 경영 이슈로부터 자유로운 항공사는 영업 활동에 불확실성이 없다는 점만으로 하반기 여객 호조세를 온전히 누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직접적인 반사이익을 얻기보단 상대적인 시장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관측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은 올 1분기 매출액 3068억원, 영업이익 464억원을 기록하며 분기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및 진에어의 매각설이 돌았을 때 유력 후보로 꼽혔을 정도로 업계서 존재감은 점차 커져가는 모양새다. 

 

이달 초 상장에 성공한 티웨이항공 역시 지난해 이어 올 상반기 업계 3위를 굳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에어부산이 매출 5617억원, 당기순이익 285억원의 실적을 낸 반면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은 매출액 5840억원, 당기순이익 285억원의 실적을 내며 에어부산을 제친 바 있다. 


이스타항공 역시 흑자전환을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7년 설립 이후 6년 넘게 적자 상태였으나 지난 2013년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된 후 4년 연속 흑자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부턴 러시아 노선을 운항하며 높은 평균 탑승률을 자랑하며 항공 수요를 적극 끌어모으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6월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취항한 데 이어 지난달 20일엔 부산에서 출발하는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신규 운항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운수업 특성상 기업 이미지 타격이 경영 실적 감소로 직결되진 않는다. 다만 하반기 유가 및 환율 상승 등 악재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기업 이슈가 영업 활동에 ​지장을 줄 경우 다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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