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했던 학교·도로 어디에…주민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의 모습 /사진= 천경환 기자

오는 9월 입주 완료를 앞두고 있는 대림산업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입주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 당시 광고했던 학교, 도로 등의 기반시설이 들어서지 않고 있어서다. 입주민들은 허위·과장광고로 피해를 봤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법원이 시공사의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배상책임을 인정하는데 소극적인 분위기여서 대림이라는 브랜드를 믿었던 입주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0월에 분양한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는 6700여가구로 단일 분양단지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도로, 초중고교 등이 신설되는 ‘원스톱(One Stop)’ 단지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교와 도로 등의 기반시설이 다음 달 말 입주완료 시기가 다가옴에도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입주예정자는 “분양광고를 할 때는 이런 시설들이 전부 조성될 것처럼 얘기하더니 아직도 공사가 마무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대림산업은 도로확장 및 학교 신설이 예정이라고만 했지 확정이라고 말을 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용인과 동탄2신도시를 잇는 84번 국지도 도로개통 완공시기가 늦춰지면서 용인 한숲시티 주민들은 출퇴근 때마다 심각한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개교 예정이었던 초등학교 2개교 중 한곳은 부지 용도폐기 됐고 1개교만 오는 9월에 개교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학교는 입주 시기에 맞춰 개교가 불투명하고 고등학교의 경우 설립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아파트 곳곳에 하자가 발견되면서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입주자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는 '천장에 구멍이 났다', '샷시가 기울어져 있었다' 등의 항의 글들이 올라왔다. 손해를 보고 집을 내놨다는 한 입주민은 “웬만한 하자는 어느 정도 예상해서 참을 수 있지만 안전과 관련된 부실공사는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 이를테면 아파트 유리난간이 위태롭게 설치돼 있어 아이가 실수로 밀기라도 하면 대단히 위험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용인 한숲시티 입주민 역시 대림산업의 과장된 홍보로 집값이 떨어지는 등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카페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항의 글을 올리고 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용인 한숲시티 7400세대 입주예정자 2.3만명의 피눈물' 제목의 글이 ​올라왔으며 6일 기준 3652​명의 동의를 얻었다. 분양가격은 입주 한달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분양가 대비 최대 3000만원까지 하락한 가격으로 분양권을 처분하는 사례가 생겼다. 

 

하지만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도로와 학교의 경우, 건설사가 아닌 지자체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홍보 당시에 올해 준공될 예정이라고 했지 확정지어 홍보하지 않았다”며 “하자보수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최대한 불편함 없도록 보수를 하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피해의 경우 구제가 쉽지 않아 입주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가 분양광고 당시 학교설립, 도로 확장 등을 홍보해도 지자체의 사정 또는 교육청의 승인이 나지 않으면 책임이 면제되는 경우가 많다”며 “아파트 입주율 등 여러 요인을 장기적으로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시설 설립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분양제도는 사실상 건설사에 편중된 제도이기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은 광고 내용만 맹신하지 말고 향후 분쟁 발생에 대비해 현장을 방문하거나 관할 관청에 문의해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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