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입법추진 1년]③ 거래량 세계4위라는데…과세는 제자리걸음
금융정책
[가상화폐 입법추진 1년]③ 거래량 세계4위라는데…과세는 제자리걸음
  • 박현영 기자(hyun@sisajournal-e.com)
  • 승인 2018.08.0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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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 개정안, 가상화폐 차익 과세 내용 빠져…법적 성격 정해지는 게 우선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가상화폐 과세는 불가피하다.”

지난 3​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회원국 경제 수장들이 합의한 내용 중 하나다. 


가상화폐에 과세가 필요하다면 우리나라는 과세 추진이 가장 시급한 국가 중 하나다. 3일 비트코인의 원화 거래량이 세계 4위를 기록하고 있는 등 국내 가상화폐 거래량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거래량을 기준으로 하는 세계 10대 거래소 중에도 국내 거래소가 2곳이나 포함된다.

하지만 거래 차익에 대한 과세 움직임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31일부터 가상화폐 입법추진이 시작됐지만 과세 관련 움직임은 더 늦었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가상화폐 매매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등 세금 부과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취해왔으나 확정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세법 개정안에도 가상화폐 차익 과세 내용은 빠졌다. 가상화폐 거래소 세금 감면만 중단됐을 뿐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가상화폐 문제는 다수 부처가 관련돼있어 국무조정실에서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의 성격을 규명하는 등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이 스터디 단계”라고 말했다.

◇다른 국가들은 과세 추진하는데…국내 거래는 여전히 음지에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과세 미루기’로 인해 가상화폐 거래가 계속 음지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거래 자체가 음지화되면 ICO 부분 허용 등 블록체인 기술을 위한 정책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과세 등 가상화폐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있어야 투자금 조달 같은 부분에서도 더 큰 판을 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들은 가상화폐 과세 제도를 차차 마련해가고 있다. 이에 세계적 움직임도 따라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은 가상화폐를 ‘자산’으로 보고 과세에도 자산에 대한 세법상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매매 소득에 대해선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일본은 가상화폐를 ‘상품’으로 규정한 뒤 세법상 과세요건 충족 시 과세대상에 포함한다.

◇가상화폐 법적 성격 정해져야 과세도 가능

과세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각종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 정부가 가상화폐 과세에 ‘신중론’을 취하는 이유는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이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관련 입법이 추진된 지 1년째인 지금도 법적 성격이 명확히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가상화폐를 화폐로 분류할 경우 과세가 불가능하다. 한국은행(한은)은 최근 발간한 지급결제보고서에서 가상화폐를 ‘암호자산’이라고 칭하며 ‘화폐’ 용어 사용을 피했다. 화폐로 규정하기엔 가격 변동성이 크고 수용성이 부족하다는 게 한은 측 결론이다.

반면 가상화폐가 자산으로 분류된다면 양도소득세 또는 법인세 부과가 가능하다. 정부가 당초 취했던 방향과 같다. 지난 5월 비트코인을 재산으로 판단했던 사법부 판결이 이에 무게를 실었다.

당시 대법원은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특정할 수 있다”며 범죄행위로 벌어들인 비트코인에 대해 몰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한국블록체인협회는 과세 등 추가적인 제도 정립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협회는 해당 판결이 “당연한 결과”라며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앞으로 암호화폐의 규제, 세제, 회계 분야 등의 이슈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현영 기자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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