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비용 부담에 수익성 훼손…자본확충 필수

아시아나항공이 재무안정성이 개선됐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제시하고 있는 자금조달 방안 대부분은 부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고 자본을 늘리기 위한 뾰족한 방안이 보이지 않아서다. 증권가일각에서는 당분간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에 빼앗긴 항공업종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재무안정성이 개선됐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여전히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제시하고 있는 자금조달 방안 대부분은 부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고 자본을 늘리기 위한 뾰족한 방안이 보이지 않아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당분간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에 빼앗긴 항공업종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일 대비 0.6% 상승한 4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소폭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시가총액은 8500억원대 수준으로 제주항공에 이어 항공 업종 3위에 위치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 제주항공에 밀려 항공 업종 시가총액 3위로 내려 앉았다. 동일 업종 내에서 시가총액 순위에 변동이 발생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2위 자리를 빼앗은 제주항공은 LCC업체라는 점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아시아나항공과는 2500억원 가량 벌어졌다.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시가총액이 제주항공에 밀렸다는 사실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자산총계를 놓고 보면 아시아나항공은 8조5000억원 가량인 반면 제주항공은 800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가 10배 차이나는 업체임에도 투자자들은 제주항공을 높게 평가하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는 최근 부각된 오너 리스크를 포함해 다양한 원인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수익성이 훼손된 점을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리고 수익성 훼손의 중심에는 금융비용이 자리잡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 그래프=시사저널e

 

◇시총 3위로 내려앉은 아시아나항공…수익성 회복 필수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643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금융비용은 431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금융비용은 최근 지속적으로 400억원 수준에 육박하면서 순이익에 부담을 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16년 892.37%, 지난해 718.18%에 달한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금융비용 축소가 필수적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차입금을 줄일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올해 4월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제시했던 자구계획 가운데 이미 진행된 비핵심자산 매각을 제외하면 자본을 늘릴 방안은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과 에어부산 상장시 구주 매출, 유상증자 정도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재무건전성에 우려가 커지자 해명에 나섰지만 본질은 빠진 설명이란 평가가 중론이다. 실질적으로 자본을 늘릴 방안은 제시되지 않은 채 또 다시 부채를 끌어와 부채를 상환하는 방안뿐이라는 이야기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 규모는 2017년말 기준 4조600억 원에서 올해 7월 기준 3조3300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으며, 단기차입금 비중 역시 50% 수준에서 30%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1조900억원 가운데 2400억원은 만기연장이 예정돼 있고 3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이미 확보했다"며 "영업활동으로 발생하는 잉여현금을 감안하면 추가 조달 필요액은 최대 2000억 가량인데 은행권을 통한 차입이나 공모채 발행을 통해 충분히 충당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해명에도 증권가에서는 본질적인 해법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당장 부족한 자금을 은행권 차입이나 공모채 발행을 통해 해결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금융비용이기 때문이다. 

 

◇영구채·유상증자·에어부산 상장…사실상 뾰족한 수 없는 자본 확충

 

아시아나항공이 은행권 차입이나 공모채를 발행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이자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당장 만기는 막겠지만 향후 아시아나 수익성은 계속해서 갉아 먹는다는 이야기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에 추진한 영구채 발행에서는 9.5%의 고금리를 제시했으나 투자자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면서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9.5%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해 영구채를 발행한다면 이 역시 부담이 커진다. 

 

유상증자 역시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액면가인 5000원 미만에서 거래되는 한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어려워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액면가 이하의 유상증자를 금지하고 있다. 시장에서 더 싼 가격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액면가를 그대로 주고 유상증자에 참여할 투자자는 기존 대주주 외에는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유상증자에 나서야 할 금호아시아나그룹 측 재무사정도 여의치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5000원을 넘어선다 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5000원으로 상승할 경우 시가총액은 1조200억원 수준이다. 여기서 200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전체 지분 가운데 16.6% 가량이다.  

 

유상증자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지분율은 현재 33.4%에서 20%대로 희석될 수 있다. 현재 11.98%의 지분율로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기타 주주의 동의를 얻으면 경영에 간섭을 받을 수 있다. 유상증자보다 매각설이 더 힘을 받는 이유다. 유상증자로 경영권에 위협을 받기 보다는 매각을 통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상장을 추진 중인 에어부산 역시 경영권이 문제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지분 46%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부산시와 넥센, 동일홀딩스 등이 4~5% 가량씩 나눠갖고 있다. 상장시 구주매출을 진행할 경우 지분율 감소가 부담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에어부산 상장시 구주매출은 최소화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아진 상태에서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과 부채비율 개선이 필수적인데 계속해서 차입하겠다는 설명만 내놨다"며 "뾰족한 자본확충 방안 없이 괜찮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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