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여건 악화로 채용규모 '축소' 전망…공시족·아르바이트 등으로 눈 돌리는 청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하반기 중소기업 채용이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채용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업 경영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탓에 하반기 채용문에 좁아져 취업 준비생들이 이른바 니트족(NEET)족, 공시족 등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취업전문 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1일 중소기업 인사담당자 2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 하반기 채용시장 경기 예상’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43.5%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보다 더 적게 채용할 것이라는 기업도 42.0%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채용경기 예상요인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영향도 크지만, 기업의 경영상태도 큰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실제 응답자 중 하반기 채용시장을 이처럼 예상한 요인에 대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낮아서’라는 답변이 48.0%(복수응답), ‘기업의 경영여건이 나빠져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41.6%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보다 더 적게 채용할 것’이라 답한 인사담당자들의 63.6%가 ‘기업의 경영여건이 나빠져서’라고 답한 반면, ‘지난해 보다 더 많이 채용할 것’이라고 답한 인사담당자들의 59.0%가 ‘기업의 경영여건이 좋아져서(59.0%)’라고 답해 기업의 경영여건이 채용규모를 결정하는 주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인 이른바 ‘니트족’이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9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장기불황과 함께 취업빙하기가 도래했을 당시 일할 의지조차 없는 니트족,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생활하는 프리터의 등장이 이어져왔다. 일본과 다소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니트족이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일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취업준비생 김아무개씨(27)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보면 복지나 급여 면에서 낮은 수준을 보인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게 되는 것 같다”며 “요즘은 취업 준비 자체를 오래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아무개씨(24)는 “취업 준비를 앞두고 있지만, 일부 언론이나 정보들을 통해 채용 ‘축소’라는 말을 들으면 답답한 심정이다”며 “정부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실질소득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입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채용을 못하는 기업 현실이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일부 기업에서 채용규모를 확대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계에 따르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지원에 따른 채용규모 확대를 추진한다는 데 17.9%를 차지했다. 또 올 하반기 중소기업에서 인턴 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은 47.2%에 달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기업이 채용을 줄이는 이유는 중소기업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이 역성장하다보니 일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우가 좀 다르겠지만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전체적으로 고용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같이 연계돼 있기 때문에 청년층을 고용하는 데 문제가 따르는 것이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일자리 상황이 악화돼 청년층이 절벽에 내몰린 상황이고 출구 또한 없기 때문에 공공기관 등 안정적인 일자리가 마련되면 모두 몰려 경쟁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청년측이 이른바 공시족으로 몰리는 이유도 한계상황에 치우치면서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일자리 상황이 나아질 조짐이 없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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