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9플러스, 에어컨·TV 끼워팔기 프로모션 진행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9, 갤럭시S9플러스가 판매 속 에어컨과 TV 마케팅 이벤트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 이미지 = 삼성전자

# 지난 2013년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4 공급 부족 문제를 공식 인정했다. 삼성전자는 “주문량이 예상을 뛰어넘어 일부 국가에서 공급 부족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T모바일 등 일부 글로벌 통신사는 갤럭시S4 제품을 받지 못해 출시 일정을 연기했다.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지역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 680만원짜리 에어컨 구매를 문의하자 매장 점원은 “스마트폰 교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다. 연이어 “19, 25평형 에어컨을 구매할 경우 상품권과 함께 올해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S9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행사는 처음이다”는 자랑도 했다. 사은품으로 전락한 갤럭시 시리즈 현주소다. 

 

“삼성전자 프리미엄 에어컨을 구매하시면 갤럭시S9플러스를 덤으로 드립니다.”

 

삼성전자가 최고급 주력 스마트폰을 가전제품에 끼워 파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판매부진 끝에 나온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판매 물량이 부족하던 인기절정의 제품이 사은품으로 전락한 것은 프리미엄 시장 부진 때문으로 지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까지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무풍에어컨 최고급 사양인 19평형, 25평형대 제품과 65, 75, 82인치 대형 TV를 구매하면 갤럭시S9, 갤럭시S9플러스를 사은품으로 제공했다. 갤럭시S9 플러스는 삼성전자가 올해 발표한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이다. 

 

갤럭시S9은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구가해온 갤럭시 시리즈 중 가장 최신폰이다. 이전까지는 각종 액세서리 등을 끼워서 판매하는 제품이었지만 올해는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판매가 매우 부진했고 결국 고가 가전제품 구매를 유혹하는 미끼 상품으로 전락했다. 

 

2분기 스마트폰 판매고를 보면 삼성의 고민이 일견 이해된다. 1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080만대로 1분기 7800만대와 비교해 10% 이상 줄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도 10.8% 떨어진 수치다. 

 

아직까지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20.6%로 1위로 유지하고 있지만 출하량은 지난해 대비 급감했다. 삼성의 고민은 중국업체의 부상으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 기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제품 출하량을 대폭 늘렸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2분기 스마트폰 출하가 각각 전년동기와 비교해 40% 이상씩 늘었다. 삼성전자 최대 경쟁사로 꼽히는 애플마저 올 2분기 생산량이 지난해 2분기보다 0.7% 증가해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처한 ‘샌드위치 위기’는 전날 공개한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2분기 IM부문 매출은 24조원으로 전년대비 6조원 가량 하락했다. IM부분 영업이익 역시 저년 4조 600억원에서 2조67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1년전과 비교해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34% 줄어든 결과다. 삼성전자는 IM부문 실적 부진 원인으로 갤럭시S9, S9플러스가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했고 마케팅비는 증가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국내외에 걸친 다양한 악재로 인해 갤럭시S9 플러스는 출시 직후 샌드위치 위기론에 휩싸였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부진 원인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위축되고 스마트폰이 고사양화되면서 제품 차별화도 어려워졌고 단말 교체 주기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구매 부담을 줄이는 금융 프로그램을 확대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국가간 상황이 달라 즉각 효과를 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사실상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화를 써온 갤럭시 시리즈가 미끼 상품으로 전락한 상황이지만 3분기 들어서도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 힘든 여건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보다 적극적이고 인상적인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X를 통해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서비스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고 평가한다. 반면 삼성의 변화는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애플을 능가하는 과감한 혁신이 샌드위치 위치를 벗어날 유일한 대안이라는 지적이다. ​ 

 

삼성전자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반등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중국에서 출시 움직임이 있어 혁신 이미지를 독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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