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도 반도체 고점 논란…7월 한달간 2600억원 순매도

호실적과 함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SK하이닉스 주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의 투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상 최대 수준의 분기 실적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가 강하게 이어져서다. 일각에서는 내달초 거래동향에서 변화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 사진=뉴스1

호실적과 함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SK하이닉스 주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의 투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상 최대 수준의 분기 실적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관 투자자의 순매도가 강하게 이어져서다. 일각에서는 내달초 거래동향에서 변화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0.47% 상승한 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와 함께 기관투자자가 소폭 순매수를 보인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날 잠정치를 기준으로 기관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37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는 6월 이후 8만원대에서 거래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기관 매도세가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관은 7월 들어서만 2600억원 가량을 팔아치우고 있다. 실적 발표가 있었던 지난 26일을 전후로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전망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우선 실적만 놓고 보면 SK하이닉스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0조3705억원, 영업이익 5조5739억원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분기순이익도 4조3285억원으로 모든 부문에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호실적과 함께 자사주 매입 소식 역시 주가에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22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주가를 감안하면 총 1조8300억원 가량의 자사주 매입에 소요될 전망이다. 

 

자사주 매입과 함께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는 점은 해석이 필요하다. 다만 제조업 기반의 회사가 호실적을 보이는 가운데 설비투자가 이어질 경우 증권가에서는 통상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단 설비 투자로 향상된 공급 능력을 받아줄 시장에 대한 확신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증권가 일각에서 메모리 시장 수요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2분기까지만 놓고 보면  D램 시장은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중국과 미국 등에서 서버용 D램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2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에 비해 4%가량 상승했다. 다만 지난 23일 D램 현물가격이 올해 최저치인 7.9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고점 논란이 제기됐다. 

 

SK하이닉스는 이천캠퍼스내 신규클린룸(M16) 투자를 결정했다. 여기에는 2년간 총 3조5000억원 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반기에 청주 M15 공장이 완공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속해서 생산능력은 확대되는 셈이다. 따라서 반도체 시장의 고점 우려가 현실화 된다면 투자자금 회수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수준의 투자로는 SK하이닉스 주가가 과도한 부담감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설비투자와 자사주 매입 등에 5조3000억원 가량이 들어가지만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4조4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D램 가격이 고점이라 하더라도 현재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만 된다면 부담이 될 상황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호실적과 자사주 매입 등 긍정적 소식 속에도 기관 매수세가 나오지 않으면서 SK하이닉스 주가가 위축된 부분이 있다"며 "아직까지는 크게 우려할 만한 사항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내달초 기관 포트폴리오 조정 등의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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