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이 ICBM 생산공장 가동 정황 포착”

지난달 30일 평안남도 평성 '3월 16일' 자동차공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 조립시설(붉은 원)이 여전히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곳의 미사일 조립시설은 최근 해체된 것으로 추정된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평양 인근의 한 무기공장에서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조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 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 미국의 정찰 위성이 지난해 ICBM을 생산했던 북한 공장에서 차량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 외곽 산음동의 대형 무기공장에서 적어도 1,2개의 액체 연료 ICBM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는 ICBM급 화성-15형을 비롯한 북한의 ICBM 2기를 생산한 곳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들은 WP에 최근 이 같은 정황을 보여주는 위성사진들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해당 정황을 뒷받침하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소장은 상업용 위성사진 전문기업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산음동 기지의 사진을 분석한 뒤, 매일 화물차를 비롯한 여러 차량들이 드나드는 것을 근거로 “산음동 기지 공장은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7일 촬영된 사진에는 붉은색 트레일러가 관측됐는데 이는 과거 북한이 ICBM을 운반할 때 사용한 트레일러와 동일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이 연구소는 미 정보당국 분석가들이 강선 우라늄 농축단지인 것으로 추정하는 대규모 산업시설의 사진도 공개했다. 미 외교안보 전문지 ‘디플로맷’은 해당 시설이 평양 외곽의 천리마구역에 있는 축구장 크기의 건물이라고 최초 보도했다.

앞서 최근 북한이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을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주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 공장들이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핵분열 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북한이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여전히 무기를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 같은 정황에 대해 미 전문가들과 정부 관료들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내 여러 지역에 흩어져있는 핵·미사일 개발시설의 가동까지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적은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WP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더 이상의 핵 위협은 없다”고 선언한 지 몇 주 되지 않았음에도 북한이 무기 개발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지적했다.

한편 WP는 이번 정황만으로 북한의 핵 능력 확장 여부를 결정지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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