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크로스파이어 매출 감소로 부진 겪어…2D 모바일게임 에픽세븐으로 모바일시장 공략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권익훈 본부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에픽세븐'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사진=스마일게이트
온라인 FPS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가 ‘에픽세븐’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에픽세븐이 스마일게이트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에픽세븐, 자체개발 엔진으로 제작…고해상도 애니메이션 기법과 무로딩 시스템이 특징

스마일게이트는 30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에픽세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에픽세븐은 글로벌 히트작 ‘킹덤언더파이어’, ‘샤이닝로어’를 개발한 강기현 대표와 ‘사커스피리츠’를 개발한 김형석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턴제 RPG다.

국내 모바일게임으로는 최초로 모든 캐릭터의 움직임을 고해상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으며 이를 통해 3D 그래픽과는 다른 2D 그래픽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에픽세븐은 개발사인 슈퍼크리에이티브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유나엔진을 사용해 제작됐다. 유나엔진은 고퀄리티 2D 제작에 특화된 제작도구로서 4K 수준의 해상도에서도 로딩시간 1초 이내의 쾌적한 플레 환경을 제공한다.

김형석 슈퍼크리에이티브 공동대표는 “최고의 2D 게임 제작을 위해 자체 엔진을 만들었다”며 “결국 로딩이 없는 게임을 만들게 됐다. 단일 캐릭터 제작에 5개월의 시간을 들였을 정도로 캐릭터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이번 쇼케이스에서는 발표세션 외에도 에픽세븐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미공개 애니메이션과 플레이 영상이 새롭게 공개됐으며 코스프레팀 ‘RZ Cos’의 코스프레 이벤트도 펼쳐졌다. 특히 김형석 대표는 발표 도중 게임을 직접 시연해 눈긴을 끌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권익훈 본부장은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오랫동안 준비해온 에픽세븐을 선보이게 돼 기쁘고 설렌다”며 “31일 사전예약을 기점으로 에픽세븐이 이용자 여러분께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에픽세븐은 오는 31일 사전예약을 시작으로 올해 3분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글로벌 출시는 오는 4분기로 예정돼 있다.
쇼케이스 현장 모습. / 사진=스마일게이트

◇부진 겪는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 구원투수 될까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역성장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대표작인 크로스파이어의 매출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6292억8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6618억2000만원과 비교해 3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2681억3000만원으로 전년(3759억원)보다 11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08년 매출 49억원에 영업이익 19억원, 2009년에는 매출 261억원에 영업이익 183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2015년에는 매출이 6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최근까지 드라마틱한 성장을 기록해 온 바 있다.

이러한 성장은 지난 2008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크로스파이어가 흥행 신화를 기록했기에 가능했다.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가 2007년 출시한 온라인 FPS게임이다. 창업주인 권혁빈 의장의 경우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뽑은 한국 부자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5위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6위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문제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이러한 흥행 돌풍이 한풀 꺾이게 됐다는 점이다.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전체 매출의 90% 가량이 크로스파이어에서 발생한다. 매출이 전년대비 줄었다는 것은 크로스파이어 매출이 상당부분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배틀그라운드’ 등 신규 FPS게임들이 무서운 속도로 중국 시장을 잠식하면서 크로스파이어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개발사가 개발한 배틀로얄 장르의 온라인 FPS게임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온 바 있다. 특히 중국 유저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고자 그동안 사업다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여기에 자회사들의 실적 또한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는 당기순손실 299억원을 기록했으며, 스마일게이트알피지와 스마일게이트스토브도 284억원과 2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 입장에서는 에픽세븐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에픽세븐과 관련해 올해 최대 기대작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문제는 2D 그래픽 게임의 경우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대다수 모바일 RPG는 3D 그래픽으로 제작된 경우가 많다.

기존 인기 지적재산권(IP)이 아닌 신규 IP라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특히 에픽세븐 출시가 예정돼 있는 하반기에는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비롯해 다양한 대작들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에픽세븐이 주목을 받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자체 엔진을 활용해 로딩시간을 대폭 줄인 점 등은 유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신규 IP 성공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출시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름을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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