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해외수주 실적 업계 1위…“중장기적으로 영향 불가피”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수주 시장에서 건설업계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SK건설이 라오스 댐 붕괴사고로 향후 해외수주에 적신호가 켜진 모습이다. / 사진=뉴스1

 

 

해외수주 시장에서 건설업계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SK건설이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공을 맡았던 라오스 발전소 댐이 무너지면서 수백명의 사상자를 내면서다. 업계에서는 당장은 영향은 없겠지만 중장기적으로 SK건설의 해외수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해외수주 업계 1해외 시장 다크호스로 떠올라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지난해까지 해외 사업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SK건설은 지난해 211912만 달러 규모의 일감을 수주했다. 2013~2015년에 연평균 해외수주 금액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수주실적이었다. 해외 중심의 화공플랜트 사업으로 성장한 회사지만 국제유가 하락 이후 중동 등에서 발주가 줄어든 게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SK건설은 올 초부터 해외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1분기 해외수주액은 251700만 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주금액(211900만 달러)를 올해 3개월 만에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 201126억 달러 이후 1분기 최대 실적이었다.

 

특히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SK건설은 올 상반기 해외수주의 절반 이상을 동남아에서 따냈다. 홍콩 야우마따이 동부구간 도로공사 수주(7100억원)를 비롯해 베트남 에틸렌 플랜트 공사(11000억원) 카자흐스탄 도로사업(8000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EPC경쟁력이 주요했다는 게 SK건설의 설명이다. EPC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인프라사업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 공사를 한 번에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을 말한다. 이후 SK건설은 터널이나 교량, 지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시공사 책임 불가피신뢰도 하락 어떡하나

 

하지만 SK건설은 라오스 발전소 댐이 무너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해외수주 순항에 적신호가 켜졌다. 라오스 발전소는 SK건설이 한국서부발전, 태국·라오스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2년 수주한 프로젝트로 SK건설이 26%로 가장 많은 지분을 확보했다. SK건설은 이례적으로 5개월 앞당겨 댐을 준공해 라오스 정부로부터 인센티브 2000만 달러를 지급받기도 했다.

 

SK건설은 27년간 발전소를 직접 운영해 사업비를 회수하고 라오스 정부에 시설을 무상 양도하는 BOT(건설 및 운영 후 양도) 방식으로 계약했다. 한국 건설회사가 BOT 방식으로 라오스에 투자한 첫 사례로 총 102000만달러(11572억원)가 투입됐으며 20132월 착공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공정률 85.9%로 내년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라오스 발전소댐 일부가 무너졌다. 베트남 매체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 사고로 현재까지 70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실종됐으며 66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 됐다. 라오스 정부는 이 지역을 긴급 재난구역으로 선포했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이 라오스 현지에서 붕괴사고를 수습 중이다.

 

현재 라오스 당국과 SK건설은 이번 사고를 두고 원인과 피해 보상 규모 등을 두고 공방을 펼치고 있다. 당국은 붕괴라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SK건설은 홍수로 인한 유실이라고 설명했다. 외신과 환경단체들은 라오스 정부의 무리한 댐 건설이 이번 사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아직까지 명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일단 피해가 막대한 만큼 이번 사고의 중심에 선 SK건설은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종 외신에서도 주목하면서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시장서 아시아 53% 차지중장기적으로 실적 영향 미칠 것

 

이번 사고로 SK건설의 해외수주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해외건설 입찰이 단순히 가격 경쟁력과 시공력이 아닌 국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이번 사태는 SK건설의 동남아 수주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해외수주 시장에서 아시아가 중동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여파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월부터 현재까지 해외수주액 총 186억 달러 중 아시아는 53%(100만 달러)의 비중을 차지한다.

 

한 대형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건설사들이 동남아 SOC(사회간접자본) 시장에서 항만, 교량, 도로 등으로 영역을 점차 확대하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해외 시공현장에선 보기 힘든 초대형 악재로 수주계약이 취소되는 등 실질적인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이어 “SK의 시각으로 살펴보면 당장의 손익보다는 SK건설의 업황이 앞으로 얼마나 훼손되는지가 핵심 이슈라며 “SK건설의 실적에도 당장 사고 영향이 나타나진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해외수주 전망이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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