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5도 넘는 골목상권 매장 연일 한산…“SNS 활용 홍보로 활로 모색”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평균 37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가 심해지면서 골목상권에 위치한 동네빵집들을 찾는 손님들도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자영업자들은 결국 빵집 휴무일을 늘리거나 운영 시간을 단축하며 해결책을 찾고 있다. 심각한 경우엔 점포를 정리하는 경우도 있다.

 

26일 오후 기자는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한 동네빵집을 찾았다. 손님인척 빵 몇 개를 사서 계산을 했다. 빵집 사장은 젊은 청년이었다. 그는 요즘 덥죠? 더워서 손님이 너무 안오네요. 이렇게 더운데 빵 사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인사를 건넸다. 손님이 많이 줄었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래도 (손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요샌 오후 6시까지 빵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있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B빵집은 8월 말에 영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B빵집을 운영하는 사장은 무더운 여름 때문인지, 불경기 때문인지 점포를 운영하기 너무 힘들다다른 지역에 있는 매장에 더 집중하기 위해 과감하게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6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차여경 기자

젊은 층들의 주요 활동 반경에 있는 상권들은 더위에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주로 마포구 연남동, 합정동, 망원동과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쪽 상권들이다. 회사원들이 많은 중구나 강남구는 그나마 수요가 꾸준하지만 대학교 여름방학과 겹치는 상권은 7~8월에 가장 운영이 어렵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빵집들은 하나둘씩 휴무일을 늘리거나 운영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마포구 연남동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 아무개씨는 원래 주 1회 휴무에서 2회로 휴무일을 늘렸다매장이 대로변에 있지 않아 20~30대 손님이 직접 SNS를 보고 찾아오는데 요샌 더워서 발길이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5, 6월보다 매출도 줄었다.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에만 손님이 몰리고 한창 더운 낮 2시부터 5시까지는 거의 길에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빵을 좋아해 주기적으로 빵집을 찾았다는 대학생 한아람(24)씨는 크림빵이나 마카롱 등 디저트들은 더위에 쉽게 녹는다. 무리해서 빵을 사러갔다가 빵도 녹고 사람도 녹을까봐 최근엔 빵을 잘 사러가지 않았다또 여름철이기 때문에 빵집보다는 시원한 음료나 빙수 등을 판매하는 카페를 더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자영업자들은 SNS를 활용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들은 SNS를 통해 시간별로 빵이 얼마나 남았는지 안내한다. 더위 속에도 빵집을 찾아달라는 일종의 호객 행위다. 최근엔 무료로 보냉가방을 제공하거나 마감시간에 빵을 더 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폭염 탓에 소비자들이 시원한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 매장을 더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네빵집 같은 경우엔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더 받는다는 것이다. 더위는 막을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온도가 25도를 넘는 매장은 피한다. 여름철에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보다 대형마트가 더 잘되는 이유라며 더위나 환경적인 문제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변수다. 1년 중 여름에 골목상권 매출이 가장 낮다는 통계도 있다. 휴무일 확대 같은 한시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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