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KT보다 20GB 적어…데이터 공유한도도 통신사별로 차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A씨는 속도와 데이터 용량에 제한이 없는 요금제가 출시되자 크게 기뻐했다. 홀로 자취하는 관계로 인터넷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주 이사를 다니는 바람에 장기간의 계약해야 하고 위약금 위험이 따르는 인터넷 설치가 부담스러웠다. 또 A씨는 노트북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A씨는 과제를 하거나 TV, 영화를 스트리밍해 볼 때 화면이 더 큰 노트북을 사용하고 싶었다. 무제한 요금제로 스마트폰 테더링을 통해 맘껏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탓에 요금을 올려서라도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려고 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무제한 요금제가 테더링에는 무제한이 아니었다.

이동통신 3사에서 속도와 데이터 용량 제한이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가 출시된 가운데 노트북 등에 인터넷을 연결해 쓸 수 있는 테더링의 한도는 무제한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통 3사에서 무제한 요금제에 부여하는 테더링 한도가 최대 20GB까지 차이가 났다.

테더링은 스마트폰을 하나의 모뎀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노트북이나 다른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때 스마트폰을 모뎀화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인터넷을 함께 사용하는 기능이다. 테더링 기능을 이용하면 인터넷이나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곳에서 본인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통 3사 모두 테더링이나 개인 간 파일 공유 데이터에 제한을 두고 있었다. SK텔레콤은 30GB, KT는 50GB, LG유플러스는 데이터 공유 한도를 포함해 40GB였다. 이통 3사 가운데 테더링 가능 데이터 용량은 KT가 가장 많았다. 가장 적은 SK텔레콤과 비교하면 1.6배 이상 차이가 났다. SK텔레콤과 KT가 가족 공유 데이터를 따로 계산하는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데이터 공유와 테더링 한도를 함께 묶어 제한하기 때문에 계산식이 달랐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망의 부담을 덜기 위해 테더링 한도를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경우 특히 1인당 할당된 트래픽이 가장 적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도를 적게 잡을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며 “테더링을 주로 사용하기 위해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려고 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아무개씨(여‧30)는 “무제한이라고 보기에 조금 애매한 것 같다. 무제한 요금제 쓰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도 인터넷을 많이 하겠지만 카페 같은 곳에서 자유롭게 본인 요금제로 테더링해서 쓰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카페에서 작업하는 경우도 많은데 와이파이 보안 문제도 그렇고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일일이 묻고 입력하는 것, 혹은 와이파이를 지원하지 않는 카페에서도 테더링으로 편하게 이용하기 위해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려고 했던 사람들에게 조금 당황스러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제한이라고 광고하면서 이런 점들은 알려주지도 않았다. 특히 테더링은 데이터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파일을 다운받거나 하면 몇십 GB는 금방 소진해 버리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 3사 테더링, 데이터 공유 관련 상세 정보 화면 모습. / 사진=이통 3사 홈페이지 캡처,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세 무제한 요금제의 데이터 공유 한도도 달랐다. SK텔레콤은 새로 출시한 가족끼리 T플랜에 가입해 T가족모아에 가입하면 데이터 인피니티 가입자가 가족에게 최대 40GB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데이터 인피니티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반면 KT는 기존 패밀리박스를 통해 1인당 2GB까지 최대 5명의 가족끼리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KT는 가족 공유보다는 요금 할인에 초점을 맞췄다”며 “유‧무선 결합 서비스인 프리미엄 가족결합을 이용하면 1명을 제외한 최대 4명의 가족까지 요금의 25%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선택약정할인까지 함께 신청하면 요금이 반값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무제한 요금제여도 데이터 2배쿠폰을 사용하면 테더링‧셰어링‧주고받기 한도가 2배인 80GB로 늘어난다. 데이터2배쿠폰은 LG유플러스를 2년 이상 사용한 장기고객을 위한 데이터 충전 쿠폰이다. SK텔레콤의 장기고객 이용자 혜택인 데이터 리필하기를 데이터 인피니티 요금제에서는 데이터 리필이 불가능하고 음성 리필로만 사용 가능한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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