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영업익 전년比 30.6%↑…럭셔리브랜드 판매 회복, 해외사업 순항 덕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올해 2분기 지난 1년여간 괴롭혔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악재에서 한 숨 돌렸다. 신시장 개척 등 해외 사업 수익성 향상과 아시아 지역에서 설화수 등 럭셔리 브랜드들의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LG생활건강에 소폭 뒤진 상태다. 두 업체가 받아들 하반기 성적표에 따라 올해 화장품 업계 1위가 가려질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6% 오른 1703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2분기 매출은 1조 553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성장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이 44%, 이니스프리가 21%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실적 개선의 흐름을 주도했다.

다만 지난 1분기 부진한 탓에 상반기 전체 실적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1.9% 줄어든 3조 2179억원, 4484억원에 그쳤다. ​

반기 최대 실적을 쓴 경쟁사 LG생활건강의 경우, 상반기 매출 3조 3118억원, 영업이익 5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12.0% 증가했다. 2018년 상반기만 놓고 봤을 때 LG생건이 아모레퍼시픽을 앞서고 있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2018년 2분기 및 상반기 실적 (K-IFRS 연결). /표=아모레퍼시픽그룹
◇ 해외사업 순항 중… 영업익 129% 올라

특히 해외사업에서의 성과가 눈에 띈다. 아모레퍼시픽 2분기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16.7% 증가한 4767억원, 영업이익 129.3% 증가한 454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이니스프리 호주 진출 및 헤라 싱가포르 진출 등 지속적으로 신규 시장을 개척한 결과, 영업이익이 129.3% 증가했다.

아시아 사업은 기존 브랜드 경쟁력 강화 및 신규 브랜드 진출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16.4% 성장한 4562억원을 기록했다. 설화수 등 아시아권에서 인기인 럭셔리 브랜드의 ‘윤조’, ‘자음생’ 등 대표 제품 판매 호조와 온·오프라인 매장 확대가 매출을 견인했다.

북미 사업은 라네즈의 세포라 출점 확대와 이니스프리 플래그십스토어의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한 1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유럽 사업은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입지를 강화한 ‘구딸 파리스(Goutal Paris)’ 등을 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3% 성장한 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사업 역시 호조였다. 국내사업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9%, 12% 증가한 8777억원, 926억원을 기록했다. 럭셔리 브랜드(설화수, 헤라, 프리메라, 바이탈뷰티 등)는 ‘설화수 설린라인’ 및 ‘헤라 로지-사틴 크림’ 등 스킨케어 카테고리의 판매 호조가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 빼고 여전히 고전 中

대표 로드숍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매출은 4% 증가한 1596억원, 영업이익은 21% 증가한 269억원을 기록했다. 이니스프리는 면세 및 온라인 채널의 매출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반면 에뛰드와 에스쁘아 적자는 2분기에도 계속됐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 간 경쟁은 3분기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럭셔리 브랜드의 면세점 매출이 떨어지자, 지난 6월부터 면세점 구매 제한을 완화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효과는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하반기에도 해외사업 확대 및 혁신 제품 출시, 고객 경험 강화를 통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뷰티 편집샵인 아리따움이 대대적인 리뉴얼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 오픈 예정인 ‘아리따움 강남 메가샵(가칭)’을 시작으로 기존의 로드샵이나 H&B스토어와는 차별화된 뷰티 전문 멀티 브랜드샵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지난해부터 가속화하고 있는 해외 신시장 개척도 꾸준히 추진한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라네즈가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해 현지 고객들과 만날 예정이고,미쟝센과 려는 각각 중국과 홍콩 시장에 처음 진출해 아시아 사업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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