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구시보, “무역전쟁, 미국도 타격…중국 장기전도 준비 중”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 10차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5개국) 정상회의에 참석차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방문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게 “무역전쟁은 배격 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사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이 25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포럼’에서 ‘시대의 조류에 순응하고 공동의 발전을 이루자’라는 주제의 연설을 통해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있을 수 없으므로 배격해야 한다. 경제패권주의는 국제사회 공동의 이익을 훼손하고 결국 제 발등을 찍는 결과를 낳으므로 더욱 안될 일이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언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게 전하는 중국의 메시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간 무역갈등은 지난 6일 미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바로 같은 규모의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무역전쟁으로 번졌다.

미국은 추가로 2000억 달러 규모 관세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중국은 이에 대해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으나 공격하면 상대해 주겠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50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도 마쳤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또 미국은 지난 24일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농가에 120억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결정을 내놓았고 중국도 중기 유동성을 공급하고 기업들에 세금을 면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중국이 수출 의존도가 높고 경제적으로 친밀한 브릭스 국가들의 지지를 얻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맞서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브릭스 국가들이 특색있는 농산품 또는 공산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전쟁으로 인한 공급 불안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25% 관세를 부과한 후 중국 내부에선 공급 부족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브라질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브릭스 회원국은 미국의 보호주의 압력에 맞서 자유무역협상 장벽을 낮추고 자유무역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며 “이 요소들은 브릭스 내 장애물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해줄 것이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무역전쟁이 결국 미국에게도 충격이 될 것이다. 절대 다수의 중국인이 무역전쟁은 미국이 먼저 시작한 것으로 우리는 원하지 않으나 맞대응 밖에는 선택지가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며 “중국은 무수한 고난과 도전을 극복해 왔고 최근 20년 순탄했지만 여전히 우수한 대응 체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가 있는 11월 이후에도 계속 될 무역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내 양국간 갈등이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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