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서울에만 50곳 신설…네트워킹 실효성 떨어지고 보안 탓에 전망 어둡다는 지적도

자료=스타트업얼라이언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스타트업들과 개인 창작자들이 모여 일하는 코워킹스페이스(Co-working) 바람이 불고 있다. 일종의 공유 사무실 개념인 코워킹스페이스는 젊은 창업가 수요와 소프트웨어 산업 흐름을 공략하며 국내에서도 급격히 성장했다. 지난 3년새 서울에서만 코워킹스페이스가 50개 이상 신설됐다.

 

반면 코워킹스페이스가 결국 금융업, 유통업 등 대기업을 유치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워킹스페이스가 스타트업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공실률을 해소하긴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이다.

 

25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2018코워킹스페이스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5월 기준 서울시 내 코워킹스페이스는 51곳이다. 2015년 서울에 있는 코워킹스페이스는 2곳 뿐이었다. 위워크, 패스트파이브를 비롯해 네이버D2스타트업팩토리, 현대카드스튜디오블랙 등이 대표적인 코워킹 스페이스로 꼽힌다. 코워킹스페이스는 대부분 강남구 테헤란로에 몰려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코워킹스페이스에 입주한 기업은 10명 미만 규모가 70.5%로 가장 많았다. 입주 기간도 63%1년 미만이었다. 이들은 음료 및 회의실 제공 등 편의시설(27.9%)과 시세 대비 저렴한 임대료(26.2%)를 입주 이유로 뽑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부동산 개발방식이 바뀌었고,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젊은 창업자들이 많아지면서 코워킹스페이스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또한 딱딱한 사무실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근무환경이 주목받으면서 코워킹스페이스 입주율이 늘어났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지역 공실률 해소, 스타트업 허브 확산의 관점에서 코워킹스페이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코워킹스페이스의 주 목적인 네트워킹 측면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통계를 살펴보면 코워킹스페이스가 주최하는 네트워킹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한 입주사는 59.8%로 절반을 넘는다. 오히려 과도한 개방으로 인한 방해를 단점으로 꼽은 응답자가 45.1%이었다. 코워킹스페이스가 차별점으로 내세웠던 네트워킹이 오히려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남의 한 코워킹스페이스에 입주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처음에 입주했을때는 저녁 맥주파티 등에 참여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거의 나가지 않는다. 네트워킹은 명함 돌리기일뿐 실제 협업이나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네트워킹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효율성이 큰 활동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코워킹스페이스 유행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대기업들이 코워킹스페이스에 합류하는 방안이 가장 쉬운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현재 LG계열사 써브원이나 롯데 자산개발이 코워킹스페이스에 입주해있다. 이밖에도 KT, 아모레퍼시픽 사내벤처나 계열사가 코워킹스페이스 입주를 검토 중이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는 건물 공실률이 적어지면 많은 오히려 건물주가 가격을 올려 코워킹 스페이스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단가가 올라가면 입주사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또한 업종마다 (코워킹스페이스에 대한) 수용도가 다르다. IT서비스 외에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기엔 코워킹스페이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하지만 대기업이 진출해 있는 사업들이 코워킹스페이스에 들어온다면 더 성장할 여지는 있다지금 코워킹스페이스의 확장 속도가 굉장히 빠른데 이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결국 스타트업이 아닌 규모 있는 국내외 대기업을 흡수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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