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우버·에어비앤비·호텔스닷컴 등 글로벌 기업과 연달아 제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신한카드가 최근 페이팔·우버·에어비앤비·호텔스닷컴 등 굵직한 글로벌 기업과 연달아 제휴를 맺으며 플랫폼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플랫폼 확장 ‘승부수’가 얼마나 통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올해 카드업계가 생존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한바 있다. 임 사장은 “올해 시장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잠재 리스크는 확대될 것이며 가맹점수수료율 체계와 금리 체계의 변화로 카드업계 전체의 수익 구조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우리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임 시장이 제시한 해법은 초(超)연결 경영을 통한 근본적인 혁신이다. 아울러 디지털 혁신 가속화도 주문했다. 특히 신한 판(FAN) 플랫폼의 가치 창출을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 판은 신한카드의 모바일 플랫폼을 말한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임 사장의 혁신은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신한카드는 그동안 다양한 이종업종과 제휴를 맺으면 플랫폼을 확장해 왔다. 신한카드는 페이팔을 시작으로 우버, 호텔스닷컴,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업체와 제휴를 맺어 왔다. 이러한 전략적 제휴는 임 사장이 앞서 강조한 초연결 경영의 연장선상이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전자결제회사 페이팔과 디지털 플랫폼 연계를 위한 제휴 협약을 맺었다. 페이팔은 세계 200여 개국에서 거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전자결제 업체다. 해당 파트너십 체결로 소비자들은 신한카드 모바일 플랫폼인 신한 판에서 별도의 절차 없이 페이팔을 통해 해외 온라인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에는 글로벌 IT 기업인 우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지난 6월에는 글로벌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와도 손을 잡았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2008년 브라이언 체스키, 조 게비아, 네이선 블레차르치크가 설립한 숙박 공유 플랫폼이다. 현재 191개국 8만1000개 도시에 500만 개의 숙소를 갖추고 있으며, 에어비앤비 숙박 건수만 3억건이 넘는다. 양사는 에어비앤비 호스트 지원 금융 프로그램을 개발해 신규 호스트 유치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한카드 고객이 국내외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때 차별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의 공동 마케팅도 진행하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인 호텔스닷컴과도 지난 6월 제휴 협약을 맺었다. 호텔스닷컴은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 플랫폼인 익스피디아(Expedia)의 자회사로 전세계 200여개국에 걸쳐 66만개 이상의 숙박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 호텔 예약 사이트다. 양사는 신한 판 내에 호텔스닷컴 전용 페이지를 구축하고 이를 이용하는 신한카드 고객에게 캐쉬백, 호텔스닷컴 리워드 혜택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자료=신한카드

이러한 플랫폼 확장에 힘입어 2013년 82만명에 불과했던 신한 판의 회원수는 이달 들어 1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 판의 연간 결제 이용금액도 지난해 7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3000억원)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결제 이용금액이 4조1000억원을 기록한 만큼, 올해 연간 이용금액이 8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신한 판 앱을 통해 전국 유명 도매시장에서 장을 볼 수 있는 ‘스마트오더’ 서비스도 시작했다. 장보기 서비스에 이어 음식 배달, 픽업 서비스도 이르면 8월 초 시작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스마트오더 장보기 서비스는 도매시장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신한 판앱을 통해 도매시장에서 파는 농수산물, 축산물 등을 언제 어디서나 손가락 터치 몇 번만으로 구입할 수 있다. 현재 가락시장과 제주 동문시장 2곳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고,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임 사장의 플랫폼 확장 승부수를 눈여겨 보고 있는 상황이다. 플랫폼 확장을 통해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경우, 다른 카드사들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드수수료 인하 이슈 등 대외 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은 임 사장에게 있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819억원으로 전년 동기(6312억원) 대비 55.3% 감소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의 영향으로 카드 수익성이 악화된 탓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플랫폼 확장에 있어서는 신한카드가 단연 앞서가고 있다”며 “다만 플랫폼 확장이 매출로 이어지기 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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