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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10년 전쟁' KB·신한금융 누가 웃을까
  • 박현영 기자(hyun@sisajournal-e.com)
  • 승인 2018.07.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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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1위’ 신한, M&A 집중한 KB에 밀려…선두 재탈환 의지 강해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리딩뱅크 탈환전은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만년 2위'에 그치던 KB금융이 지난해 1위를 탈환한 데 이어 올해도 선두 자리를 지키는 분위기다. 공격적인 M&A를 통한 덩치 키우기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비교적 M&A에 소극적이던 신한금융의 선두 재탈환을 위한 움직임도 만만치 않아 양자대결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신한과 KB의 ‘10년’

신한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인 2001년 9월 국내 두 번째 금융지주로 출범했다. 신한은행, 신한증권, 신한캐피탈 등 신한 계열 금융사의 지분 이전으로 만들어졌다. 설립 당시엔 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이후 조흥은행, 제주은행, LG카드 등 굵직한 인수·합병에 성공하며 실적 향상을 일으켰다.

2008년 KB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이미 거대 금융지주가 된 신한과의 양자구도가 시작됐다. 2013년 우리금융지주가 지주사를 포기하고 계열사를 매각하면서 양자구도는 더 극대화됐다.

하지만 KB는 ‘만년 2등’이었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2009년 1분기와 2015년 1분기에 신한을 앞질렀지만, 연 단위로 봤을 때 신한은 무려 8년 간 실적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지난해 KB는 지주 출범 최초로 1위 자리를 획득하며 ‘만년 2등’ 고정관념을 깼다. 2017년 당기순이익 3조원대를 기록하며 금융지주 최초로 ‘3조 클럽’에 진출하기까지 했다.

KB는 올 상반기 지주 출범 이래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리딩뱅크 자리를 굳건히 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1조91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보다도 2.9% 증가한 실적을 보여줬다. 신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956억원으로 업계 2위다.

◇신한, M&A에서 밀렸다

신한이 리딩뱅크 자리를 뺏긴 결정적 이유는 KB가 신한에 비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2016년 현대증권을 인수해 ‘KB증권’을 만들었다. 지난해 2분기에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증권과 보험으로 대표되는 비은행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커지면서 KB는 지난해 2분기부터 신한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도 KB는 증권, 보험의 덕택을 봤다. 상반기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5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KB손해보험 순이익도 16.3% 늘었다.

반면 신한도 M&A를 꾸준히 이어왔지만 KB만큼 대규모는 아니었다. 베트남ANZ은행 소매부문을 인수하는 등 주로 소규모였으며 2006년 LG카드 인수 같은 ‘공격적 M&A’는 없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 본래 비은행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었지만, ‘은행 강자’였던 KB가 공격적 M&A로 비은행 몸집까지 불리자 이를 당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 설명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강점 ‘리스크 관리’ 추격

KB가 신한을 앞지른 데는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영향도 컸다. 본래 국민은행은 지주사 출범 전까지는 시장점유율 50%를 넘길 정도로 압도적인 리딩뱅크였다. 하지만 약한 리스크 관리 탓에 대손충당금을 쌓느라 이익 창출이 뒤떨어졌다. 국민은행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신한은행에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2014년 말 취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면서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여신자산개선위원회’를 신설하고 매달 건전성을 체크하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가 이어진 덕에 지난해 국민은행의 대손충당금(1270억원)은 신한은행(4450억원)보다 적었다.

신한은행은 이전부터 리스크 관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고객 기반과 시장점유율이 뛰어난 국민은행을 앞지를 수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약점이었던 리스크 관리까지 보완하자 신한은행의 강점도 예전 같은 영광을 누리지 못하게 됐다.

◇패권다툼은 계속된다…향후 변수는

그러나 KB금융이 안심하기엔 이르다.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탈환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가 M&A 덕을 봤던 것처럼 신한 역시 대규모 M&A를 노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최근 인수합병 자금 조달을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5억 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발표하는 등 여유 자금을 채우는 단계다.

비은행 부문 수익도 변수로 꼽힌다. KB가 M&A로 비은행 부문 수익을 불리자 신한은행도 기존 강점이었던 비은행 부문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비은행 부문에서 부진했던 신한카드가 해외 M&A를 추진하면서다.

신한카드를 제외하면 상반기 신한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은 우수했다. 비은행 부문 수익 확대를 노릴 만한 이유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기존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견인했던 신한카드 외에 금투, 캐피탈 등 전반적인 그룹사들이 실적 개선을 통해 그룹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향후 비은행 부문으로 수익 기반을 다변화할 것을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공격적 M&A를 통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격차가 줄어들 여지는 충분히 있다. 그 변수는 비은행 부문이 될 것”이라며 “신한 비은행 부문 계열사들은 무난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 외에 도전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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