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화-공간제공-해외진출’ 맞춤 지원…“판교 인프라 뛰어나 창업도시로 성장할 것”

촬영·편집=김률희 PD
최중빈 경기문화창조허브 판교클러스터 센터장이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 경기창조혁신센터 7층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김률희PD


판교는 이제 하나의 스타트업 브랜드다. 수많은 IT(정보기술)기업들이 자리한 스타트업의 요람이자, 많은 신생 기업이 새롭게 도전하는 곳이다.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대표적인 IT기업들로 대표되는 도시이기도 하다. 경기문화창조허브 판교클러스터센터는 제2의 공룡기업을 키울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도가 만든 창업지원센터다.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일종의 거점이다. 판교, 광교를 포함한 경기 남부와 의정부(북부), 시흥(서부) 4개 지역에 허브가 운영 중이다. 그중에서도 판교센터는 정보통신기술(ICT)과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판교센터를 거쳤다.

 

최중빈 판교센터장은 예비창업자부터부터 시작해 실전창업교육, 사업화, 해외진출까지 성장단계별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인프라를 활용해 전 과정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 혁신 스타트업들을 키우는 최 센터장을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 경기창조혁신센터 7층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만났다.

 

언제 판교센터에 합류했나.

 

올해 3월에 센터장으로 임명됐다. 2001~2002년 사이 문화콘텐츠가 유행하면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생겼다. 당시 경기콘텐츠진흥원에 입사해 콘텐츠 기업을 지원했다.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안양에 스마트콘텐츠밸리를 조성하는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젠 콘텐츠를 가진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수도권에 스타트업 지원기관이 몰려있다.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차별점이 있다면.

 

먼저 인큐베이팅 시설이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개방형 공간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공간 설계부터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을 벤치마킹했다. 쉽게 피곤해지는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아이디어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입주 기업들의 반응도 좋다.

 

두 번째로 액셀러레이팅 기능이다. 다른 지원기관들도 성장단계별로 스타트업을 지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지원 사업을 살펴보면 부족하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전주기별로 사업이 갖춰져 있다. 스마트2030이라는 청년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 사업화, 해외진출, 투자를 도와주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250억원 투자를 받아 투자회수(EXIT)한 스타트업도 있다. 경기문화창조허브엔 액셀러레이팅 회사와 넥시드라는 투자상담센터가 입주해있다. 투자센터가 직접 들어가 있는 지원기관은 드물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정부기관이다. 스타트업을 육성하기엔 딱딱한 분위기가 있지 않나.

 

늘 직원들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공공기관이다 보니 관()스러운 부분이 많다. 네트워킹이나 행사를 할 때 센터장님 인사말씀이 있겠습니다같은 말은 절대 못하게 한다. 사업 기획할때도 우리가 좋아하는 사업이 아닌 고객이 좋아하는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형식적인 간담회도 지양한다. 대부분 스타트업들은 지원기관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솔직하게 말하지 못한다.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가 찾아서 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멘토링도 많은 정부기관이나 기업에서 해주고 있지 않나. 우리가 멘토링 전문가를 정해버리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스타트업이 요구하는 멘토나 전문가를 연결시켜주려고 노력한다. 헬스케어 기업에게 헬스케어 전문가를 연결시켜야지, 다른 사업 전문가를 이어주면 안된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어떤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나.

 

아이디어가 좋은 기업이다. 판교센터에 입주했던 스타트업들도 대부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기업들이다. 틈새시장을 노리거나 뛰어난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도 주목하고 있다. 결혼 시즌에만 쓰이는 웨딩카로 공항 픽업 서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 공유 자전거 도난 방지 시스템, 전국 강의 관리 시스템 등이 경기문화창조허브 판교센터를 거쳤다.

 

판교는 대표적인 창업 공간이라는 명성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까.

 

당연하다. 다른 지역들도 잘되고 있지만 판교는 특히 인프라가 좋다. 판교센터 입주 경쟁률이 20:1이 넘는다. 중간에 있다보니 교통 인프라도 좋다. 무엇보다 주변에 콘텐츠 기업들이 많다보니 네트워킹이 잘된다. 좋은 스타트업들을 네이버나 카카오와 연결시켜 크라우드펀딩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경기콘텐츠코리아랩에 10억원을 기부했다. 창작자를 육성하는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경기문화창조허브 판교센터 입주기업 상품이 판매되기도 했다. 그럴 때 (센터장으로서) 보람차다.

 

창업 지원책이 굉장히 많아졌다. 지금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어떻게 보고 있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미국이랑 다르게 정부 주도형 스타트업 지원사업이 많다. 민간 기업과의 협업보다는 기관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얼마전 다른 센터에서 열리는 간담회에 참석했다. CJ E&M에서 1인 크리에이터 육성 사업을 잘 하고 있는데, 다른 센터도 그 사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잘하는 기업이 있다면 같이 하면 된다고 전했다. 판교 센터를 대중소협력사업을 통해 KT, CJ 등 민간 기업들과 연계해 준다. 정부 기관과 민간 기업이 각각 해줄 수 있는 지원이 다르다. 협력은 가장 효과적인 생태계 지원책이다.

 

앞으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 성장할까. 기업 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이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하나.

 

당연하다. 나도 신선하고 충격적인 아이디어가 많아 매번 놀란다. 아직 국내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건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국내 굴지의 콘텐츠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한국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해외 시장을 위해선 현지화가 중요하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메신저 라인을 시작했다. 일본 시장에 딱 맞게 현지화 시킨 것이다.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도 중국 텐센트롸 손을 잡았다. 전략적인 현지화 전략이 있다면 충분히 국내에도 유니콘 스타트업이 생길 수 있다.

 

창업에 뛰어드는 10~20대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비창업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해야 한다. 섣불리 창업에 뛰어들어선 안된다. 그러나 경험은 중요하다. 성공한 청년 창업가를 살펴보면 어느정도 (자신의) 경험이 녹아든 사람들이다. 자신이 뛰어들 시장에서 미리 공부하는 것이다.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주고 있지만, 이론과 실습이 다르듯 현장 경험은 다르다. 단순히 창업 교육만 받고는 준비가 됐다고 볼 수 없다. 실패를 많이 해본 자가 성공한다. 이스라엘은 실패한 스타트업들이 언제든 재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했고 결국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었다.

 

올해 경기문화창조허브 계획은.

 

흔히들 창업, 일자리 건 수 등 목표 수치를 말한다. 경기문화창조허브 판교센터는 벌써 5년째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준비 중이다.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하반기에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그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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