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볼턴 워싱턴서 비핵화 논의…한미 외교장관 뉴욕 회담 ‘동시다발 전략’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의 유엔주재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만나 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0일(현지시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비롯한 대북 현안에 대한 조율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다.

정 실장은 이날 워싱턴DC에 도착, 오후에 카운터파트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의 미국 방문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5월 4일에 이어 77일 만이다.

이번 방미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체제보장을 핵심으로 한 북미 간 후속 실무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여서 주목된다.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비핵화 논의 진전이 더딘 상환에서 한미 비핵화 공조와 남북, 북미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촉진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쯤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를 송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통해 비핵화 후속 협상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6~7일 평양을 방문한 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가운데 분위기 전환을 위한 방안에 대한 의견 조율이 있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 강경화 “비핵화 때까지 제재유지…北과 대화위해 부분적 면제 필요”

강경화 외교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유엔주재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데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 공동브리핑을 개최했다.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한 한미 양국의 공동브리핑은 이례적이다.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진전상황을 설명하고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위해선 대북제재 유지 등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이 핵심이라면서 “안보리는 최종적이고 검증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일치단결돼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구체적인 행위와 구체적인 조치를 필요로 한다. 그런 후에야 (제재완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한미 공동브리핑 개최와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 장관도 브리핑 이후 뉴욕주재 한국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제재는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 확인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북의 구체적인 행동을 견인해 내기 위해 국제사회가 단일된 목소리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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