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도 빨간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화…열정에서 신뢰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서는 삼성전자의 역사뿐 아니라 가전의 역사, 휴대전화의 역사, 반도체의 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원래는 삼성전자의 로고는 빨간색이었습니다. 열정을 상징했죠. 파란색으로 바뀐 건 신뢰를 강조하기 위해서였어요.”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에 위치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이​은 삼성전자의 역사를 닮고 있다. 과거 제품은 물론 로고와 사진까지 보며 옛이야기 듣듯 삼성전자의 역사를 훑을 수 있는 곳이 있다. 6층 규모, 800여평으로 마련된 이곳은 전자산업 혁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한 종합 박물관이다. 20일 이곳을 찾아 1시간 남짓 삼성전자의 성장을 감상했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은 4가지 테마로 꾸려졌는데 발명가의 시대, 기업혁신의 시대, 창조의 시대, 그리고 삼성전자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 변천을 보여주는 삼성 역사관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의 역사뿐 아니라 가전의 역사, 휴대전화의 역사, 전기의 역사까지 한 자리에서 총 망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전시품만 진열된 것이 아니라 중요한 포인트에서 설명이 영상으로 시연돼 재미를 더했다. 전자제품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도 영상 설명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먼저 삼성전자 태블릿을 통해 삼성전자의 모태인 삼성상회를 만나볼 수 있다. 삼성상회는 이병철 삼성전자 창립자가 1938년 단돈 3만원으로 대구지역에 설립한 조그마한 가게였다. 당시 이병철 창립자의 나이는 28살이었다. 초창기 임직원은 단 36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32만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

지금은 전자제품에서 나무를 찾아보기가 힘들지만 이곳에서는 나무로 된 전자제품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가 가장 처음으로 생산한 제품은 TV나 휴대전화가 아닌 스피커였다. 이후 삼성전자는 자체기술로 최초 흑백TV를 만들었다. 커다란 나무로 만들어진 이 TV는 다소 투박하고 뚱뚱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스스로의 힘으로 완성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제품이다. 당시 3만대를 수출했다.

삼성전자는 1977년에 국내 최초로 컬러TV를 출시했지다. 하지만 당시 한국에 컬러방송이 도입되지 않았다. 1980년대가 되어서야 컬러방송이 시작됐기 때문에 이 제품은 수출 주력 제품이었다.

백색가전에도 삼성전자가 도전하면서 내놓은 차별화 포인트는 타이머였다. 이 타이머는 냉장고를 지저분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성에를 자동으로 제거해주는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가 생산한 이조식세탁기 버튼에는 ‘와류헹굼’, ‘반전헹굼’, ‘배수’ 등의 조작이 가능하도록 써져 있었다.

국내 최초의 전자렌지, 국내 최초의 VHS 플레이어, 8비트 컴퓨터도 모두 삼성전자의 작품이다. 특히 출시는 되지 않았지만 지금의 디스플레이 가전을 연상하게 하는 제품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1983년에 디스플레이가 달린 전자렌지를 선보였다. 이 디스플레이는 30종의 조리법도 담겨있어 전자렌지 요리 시 참고할 수 있었다. 출시는 되지 않았지만 당시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삼성전자는 ‘자식과 아내를 제외하고 모든 걸 바꾸라’는 이념으로 새로운 제품들을 많이 선보이게 된다. ‘숨어있는 1인치’로 기존 12 : 9에서 12.8 : 9의 화면비율, 즉 최초로 와이드형 TV를 내놓는다. 또한 삼성전자는 1998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올림픽을 후원한다. 올림픽 때마다 삼성전자가 선수들에게 지원했던 휴대전화를 보면 그 휴대전화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실제로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 전시관을 마련해서 삼성전자가 올림픽마다 후원했던 휴대전화의 기종을 묻는 퀴즈를 내기도 했다.

지금은 파란색으로 대변되는 삼성전자의 로고와 이미지. 하지만 처음부터 삼성전자의 로고의 파란색은 아니었다. 놀랍게도 삼성전자의 로고는 한동안 빨간색이었다. 3개의 별을 상징하는 삼성은 크고, 강하고, 영원하라는 뜻인데 처음에는 열정을 상징하기 위해서 빨간색 로고를 사용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성장 이후에는 열정뿐 아니라 신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로고의 색을 과감히 변경했다.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서는 삼성전자의 제품 뿐 아니라 역사적인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또 전자제품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의미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세탁기, 진공청소기 등의 가전제품이 발달하면서 전염병을 예방하고 영양의 고른 섭취, 식중독 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낳기도 했다. 즉 가전제품의 발달이 인류의 수명 연장에 기여했다고 박물관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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