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부회장 조직문화‧성과 두 마리 토끼 잡아…하현회 꼼꼼함 발휘할 듯

LG유플러스 CEO가 바뀐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이 LG유플러스를 떠나고 하현회 LG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새롭게 LG유플러스를 이끈다. / 사진=뉴스1
LG유플러스에 새로운 CEO가 등장한다. LG그룹은 오는 16일에 이사회를 열고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하현회 LG그룹 부회장의 자리를 맞바꾸는 인사를 단행한다. LG유플러스로 자리를 옮기는 하 부회장이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존에 LG유플러스를 이끌었던 권 부회장은 ​LG 대표이사로 선임돼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각자 대표 체제로 그룹을 이끌게 된다. LG유플러스는 급작스러운 인사 단행에 놀란 분위기다. 다만 권 부회장이 좋은 업적을 남기고 떠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15년 LG유플러스에 취임했다. 권 부회장은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바꾸는 데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권 부회장은 취임 직후 ‘즐거운 직장팀’을 신설했다.

지난 2017년에는 통신 업계에서 처음으로 퇴근 시간이 지나면 컴퓨터가 강제로 종료되는 ‘PC 자동오프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여직원과 임신부들을 대상으로 ‘시차 출퇴근제’가 도입됐다. 매월 둘째, 셋째 주 수요일은 오후 5시에 퇴근할 수 있는 ‘스마트 워킹 데이’다. 이 밖에 자율복장제도와 밤 10시 이후 업무 관련 카카오톡 금지라는 규칙도 생겼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도 LG유플러스는 별다른 혼란을 겪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근이나 잔업 등을 미리 잘 정리해 온 덕에 주 52시간 근무제에 쉽게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유연한 조직문화 속에서 권 부회장은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2015년 말 대비 지난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30%에 달했다. 또 사물인터넷(IoT)하면 LG유플러스가 연상될 정도로 사물인터넷 영역에서 발 빠르게 준비해 홈IoT 영역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유치했다. LTE, IPTV 가입자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면서 좋은 영업실적을 달성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3분기까지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좋은 분위기를 하 부회장이 어떻게 이어나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특히 오는 2019년 5세대(5G) 통신서비스 상용화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기도 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 부회장도 5G 선도에 힘을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당면한 과제 해결에 집중한다는 이야기다. 하 부회장은 꼼꼼한 업무 성향을 지녀 치밀한 자료 준비로 세밀한 부분까지 챙기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하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중소형사업부장이었을 당시 애플을 끈질기게 설득해 공급계약을 성사한 바 있다. 권영수 당시 LG디스플레이 대표가 애플의 실무진과 신뢰관계를 쌓고 하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LCD 기술력, 생산능력 등 관련 자료를 철저히 준비해 설득작업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 부회장은 1985년 LG금속에 입사한 뒤 LG디스플레이 영업기획팀으로 옮겨 전략기획담당, 중소형사업부 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LG전자 HE(생활가전)사업본부 사장, LG그룹 사장, LG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업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만들어 온 좋은 조직분위기를 가져가면서도 5G를 선도하기 위해서 새로운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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