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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무역전쟁] ‘반미감정 악화’ 中, ‘限美令’ 확산하나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8.07.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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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 “中 여행객 미국방문 꺼려”…‘한한령 복사판’ 한미령으로 관광부분 보복 조짐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세계 여행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중국인들이 반미 감정으로 인해 미국 대신 유럽, 러시아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 당국이 보복 수단의 하나로 관광분야를 언급한 만큼, 미국 관광 산업에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드 배치 후 보복 차원으로 한국 방문 관광객을 제한한 이른바 ‘한한령(限韓令)’과 흡사한 ‘한미령(限美令)’이 회자되기도 한다. 

1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신문 인민일보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올 여름 휴가지로 미국을 기피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는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양국 무역전쟁이 일반인들 감정에 영향을 미치면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미국으로 여행을 가서 돈을 쓰려하지 않을 것이다”고 보도했다.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 마봉와여유(马蜂窝旅游)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행지 인기 검색어 순위에 뉴욕·라스베이거스·보스턴 등 미국 주요 도시가 상위권에 속했다. 그러나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해당 검색어에 미국 주요 도시가 감소하고 오히려 러시아·유럽 국가 등의 순위는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 대한 인기도는 78% 상승했고, 프랑스 니스는 31% 증가했다. 이에 대해 인민일보는 “이 같은 현상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시기와 맞물린다. 이는 중국인의 반미감정과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구매력이 큰 중국인 관광객을 조절하는 ‘한미령’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주미 중국대사관은 지난달 28일 미국 관광에 나서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미국의 치안이 불안하고 총격, 강도, 절도 등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중국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관광업계는 이달 초 중국 하얼빈에 방문해 미국 관광 촉진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슈로 중국인들이 한국 관광을 꺼렸던 만큼, 중국인들이 미국에 대해 갖는 감정이 중국 대미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이이(蔣依依) 베이징 중국관광연구원 이사는 인민일보 신문을 통해 “미국을 찾는 해외 여행객 중에 중국인 수가 가장 많은 것은 아니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의 구매력은 단연 1위다. 2016년 기준 중국 관광객들이 미국에서 소비한 돈은 1인 평균 6900달러로 다른 국적 관광객 대비 월등히 높다”며 “지난해 한반도 사드 사태 당시 한국에 보여준 것처럼 중국인들이 (해외 여행지로 향하는) 발걸음으로 해당국가에 대한 감정을 드러낼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중국은 서비스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 중인데 이는 미국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품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무역전쟁을 벌인다면, 이것은 중국에도 미국과의 서비스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대미 적자를 보고 있는 관광, 금융 등 서비스 부문을 주요 격전지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무역전쟁을 고조시킨다면, 중국은 관광 등을 포함한 서비스 무역을 대응카드로 꺼낼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양국이 구조적인 함정에 빠져있다. 현재 양국은 G2체제를 놓고 서로 양보하지 않는 이른바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 다음단계는 서비스 시장에서의 견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관광산업이 서비스 분야이기 때문에 중국에선 미국 관광 제한 등 조치를 할 가능성이 높으며 서비스 부분에서 가장 먼저 취하게될 조치는 인적 교류를 제한하는 것이다”며 “다만 미국이 서비스 분야에서 흑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고 관광 수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처럼 크진 않기 때문에, 과거 한한령이나 사드 문제처럼 결정적인 피해를 입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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