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사회를 위한 재벌 개혁의 법적 과제’ 학술대회 개최…김상조 “재벌개혁, 공정경제 구축의 한 부분”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벌개혁 학술토론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규제혁신과 함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공정경제와 관련해 재벌 규제의 효과성을 높이고 정경유착, 봐주기 판결 등 폐해를 줄이기 위한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정한 사회를 위한 재벌개혁의 법적 과제’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한국부패방지법학회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송기춘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재벌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법적 분석’, 홍명수 명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의 ‘재벌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법적 규제와 정경유착’, 안천식 법무법인 씨에서 변호사의 ‘재벌 대상 판결의 특징과 한계’ 등 발표가 있었다. 토론자로는 이순자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윤호석 국민권익위원회 전문위원, 김차 한국산업단지공단 변호사, 신봉삼 공정거래위원회 국장, 이지은 한국부패방지법학회 기획이사, 박경호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우선 송기춘 교수는 이 자리에서 재벌이 언론에 대한 강력한 영향을 통해 지배 권력을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근본적 이유로 재벌 규제가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헌법적 구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송 교수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와 대표 결정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돈의 영향력’ 차단해 경제 권력에 의해 왜곡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재벌 규제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으로 재벌과 관련된 부패행위와 정경유착 관행 등이 지목됐다. 홍명수 교수는 이들 요인들로 인해 법적 근거가 갖춰져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재벌 규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다양한 제재를 강화하고, 공정위에 대한 사법부에 준하는 수준의 부패 방지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위반 사건 조사와 관련해 현재의 ‘임의조사’ 방식에 ‘강제조사’ 방식을 부분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재벌 판결과 관련해 ‘봐주기 판결’, ‘시간 끌어 면죄부 주기 판결’ 등에 대한 대안으로 배심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천식 변호사는 배심제도가 현재 사법제도 상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사법 권력자의 재판권 남용 행위, 전관예우, 관선변론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소중한 장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공정한 사회를 향한 모두의 여념은 어떤 때보다 크고 절실하다”며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분명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단순한 명제를 입증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벌개혁은 공정경제 구축의 한 부분”이라며 “경제적 강자들이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그 안에서 공정한 경쟁이 아닌 경제적 약자를 향한 횡포를 통해 얻는 결실은 이제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 공동주최자인 노웅래 의원도 “지난 촛불시민혁명과 대통령선거, 이번 지방선거 등에서 표출된 민심은 부정부패 없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라는 시대적, 국민적 요구이자 열망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재벌 개혁을 위한 법적 대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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