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광주형 일자리 사업 등 대립 요소 예년보다 많아져…한국GM은 비정규직, 쌍용차는 해고자 복직 문제가 걸림돌

 

현대차 노조 부분파업. /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며 국내 완성차 업계 파업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노사 갈등 소지가 많은 만큼, 지난한 여름 투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이틀간의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이로써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12년부터 7년 연속 파업을 진행하게 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파업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 1987년 노조가 설립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해를 넘겨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현대차 실적이 악화하며 노사 갈등이 심화했고, 노사는 서로의 입장 차를 좁히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업계에선 올해 역시 현대차 노사 갈등이 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노사가 대립하는 요소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노사는 지난 10일까지 16차례에 걸쳐 집중교섭을 벌였으나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아울러 현재 현대차가 광주광역시와 함께 추진 중인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올해 노사 간 주요 갈등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줄이는 대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만약 광주의 현대차 공장이 현실화할 경우, 근로자들은 완성차 정규직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 절반 수준인 약 4000만원을 받고 근무하게 된다. 광주시는 이를 통해 12000여명의 직간접고용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이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형 일자리가 타 지역 일자리 감소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타당성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GM은 올해 노조와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조와의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9일부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실을 점거하고 나흘째 농성 중에 있다.

 

비정규직 노조의 사장실 점거가 폭력적이란 비판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행위라고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창원공장 비정규직 774명을 불법 파견으로 결론짓고, 이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가까스로 회생에 성공한 한국GM 입장으로선 이들을 모두 직접 고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현재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원가절감을 바탕으로 한 자구안을 만들어 정부와 GM의 투자를 약속받았는데, 비정규직을 직접고용 해야 하는 상황이 놓인 거다. 법적으로도 비정규직이 지지를 받고 있어 이 문제를 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여전히 해고자 복직 문제를 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복직을 기다리던 해고자가 숨진 채 발견돼, 쌍용차 복직 문제가 조명됐다. 여기에 최근 인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과 만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를 언급하면서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가 다시 업계 주목을 받게 됐다.

 

한편, 기아차는 노사는 이날 4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오는 13일에는 현대차 노조와 함께 1530분부터 양재동 본사에 올라와 상경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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