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등 불확실성 커져…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8%로 내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9%로 낮췄다.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9%에서 2.8%로 수정했다. 소비자물가 증가율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1.6%로 유지했다.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 설명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올해 4월 전망치인 3%에서 2.9%로 낮춘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전망했다가 올해 1월 3%로 상향조정했다. 이후 4월에도 3%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2.9%로 낮춘 것이다.

한국은행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낮춘 배경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이 꼽힌다. 그 중심에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 심화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일(현지 시간) 500억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물렸다. 중국도 이와 같은 규모로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은 이어 10일 2000억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두 나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대해 “일각에선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어서 커지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도 있었지만 날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며 “만약에 무역 분쟁이 심화된다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않을 것이다. 경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내적으로는 부진한 경제 지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용 부문에서 상황이 좋지 않은 모습이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6000명 늘었다. 5월 취업자 수 증가폭(7만2000명)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증가폭이 10만명대에서 머물고 있다.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이 5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집계된 건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투자와 소비 지표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설비투자 전년대비 증가율은 올해 1월 5.4%를 기록한 뒤 2월 1.2%, 3월 -7.6%, 4월-2.7%, 5월-3.2% 등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지난달 전월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105.5를 나타냈다. 이같은 하락폭은 2016년 11월(6.4포인트) 이후 1년7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올해 4월 성장경로와는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성장률을 소폭 낮췄지만 지난 4월 성장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건 아니다”며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 4월 전망한 2.9%에서 2.8%로 낮췄다. 소비자물가 증가율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1.6%로 유지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9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행 연 1.5%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했다. 다만 기준금리를 인상해야한다는 이일형 금융통화위원의 소수의견이 나왔다.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 설명회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올해 4월 전망치인 3%에서 2.9%로 낮춘다고 밝혔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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