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압력 낮고 경제 불확실성 커진 상황 고려된 듯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본사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12일 오전 9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행 연 1.5%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5번 연속 동결이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 예상과도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10일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이달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89%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1.50%)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았던 점이 꼽히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1%, 2월 1.4%, 3월 1.3%, 4월 1.6%, 5월 1.5%, 6월 1.5%로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 수준인 2%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 성장 경로에 있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적으론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일(현지 시간) 500억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물렸다. 10일에도 2000억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두 나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고용 부문에서 상황이 좋지 않은 모습이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만6000명 늘었다. 5월 취업자 수 증가폭(7만2000명)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증가폭이 10만명대에서 머물고 있다.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이 5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집계된 건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투자와 소비 지표도 부진한 상황이다. 설비투자 전년대비 증가율은 올해 1월 5.4%를 기록한 뒤 2월 1.2%, 3월 -7.6%, 4월-2.7%, 5월-3.2% 등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지난달 전월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105.5를 나타냈다. 이같은 하락폭은 2016년 11월(6.4포인트) 이후 1년7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미국 기준금리 범위는 현행 연 1.75~2.00%로 상단이 한국보다 50bp(basis point=0.01%포인트)높다. 한국은행이 8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시장 예상대로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된다면 한·미 금리 차는 상단 기준 75bp로 더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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