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단지, 숲세권보다 비싸…전문가들 “교통 편의성 뛰어나야 수요층 뒷받침”

/그래픽= 김태길 디자이너

숲 혹은 공원이 인접해 주거환경이 쾌적한 숲세권 아파트가 실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면 역세권 아파트는 우수한 교통망으로 높아진 투자가치로 수요자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 숲세권 단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황사나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도로변 상권이 아닌 자연친화적 입지가 주거 선택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부동산개발업체 피데스개발과 리서치 기관인 한국갤럽이 실시한 ‘2017년 미래주택설문조사’에 따르면 쾌적성이 35%로 입주자들이 집을 고를 때 교통보다 쾌적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자연환경을 묻는 질문에선 35~69세의 수도권 주택 수요자들이 공원(50.4%)을 선택했다. 아울러 수요자들은 선호환경이 있는 주택의 경우 평균 7% 가량 더 지불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숲세권 단지의 인기는 분양시장에서 높은 프리미엄과 청약 경쟁률로 이어졌다. 강남구의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역세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순위 청약에서 23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 했으며 약 13만㎡ 규모의 근린공원이 인접해 있는 서울시 은평구 ‘북한산 힐스테이트 7차’는 지난해 11월 은평구 불광동에서 동일면적대 물건 중 가장 비싸게 거래됐다.

다만 동일 지역의 면적·세대수·준공연도 등을 비교했을 때 역세권 단지가 숲세권 단지보다 높은 시세를 형성했다.

실제로 단지 앞 분당중앙공원이 조성돼 있는 분당구의 현대아파트(전용 84㎡)의 매매가가 서현역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삼성한신아파트(전용 84㎡)보다 낮게 형성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아파트(10층)는 지난 5월 8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삼성한신아파트(10층)는 지난 6월 9억원에 거래됐다. 서현역과 두 단지의 거리는 현대아파트가 약 1.49㎞, 삼성한신아파트가 약 423ⅿ정도였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아파트 역시 흑석역과 가까운 흑석한강센트레빌(전용 84㎡)이 지난 4월 인근에 위치한 흑석한강푸르지오(전용 84㎡)보다 1억2000만원 높은 11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흑석한강푸르지오는 현충원과 서달산을 접해있어 흑석뉴타운 안에서도 주거 환경이 쾌적한 아파트로 꼽힌다. 하지만 지하철역까지는 도보로 11분가량 소요된다.

지하철 개통예정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위례신도시 경전철 공사가 이뤄지면 가장 큰 수혜를 볼 위례 송파 푸르지오 아파트(전용면적 106㎡)는 숲세권 조망을 누리는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101㎡)보다 지난 5월 1억7000만원 높게 거래됐다. 두 아파트의 거리는 자동차로 5분 거리다.

경전철 호재를 품은 위례아이파크(87㎡)도 작은 평수지만 지난 5월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보다 2억3000만원 높은 12억6000만원에 매매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전통적인 부동산 시장에서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의 아파트 선택 우선순위는 교통여건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진 부동산 114 리서치팀장은 “주거 쾌적성을 중시하면서 최근 숲세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주거환경에 있어 교통 편의성은 쾌적한 환경보다 더 큰 변수고 선택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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