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권력서 현재 권력으로 수사 무게추 이동…검찰 차·부장급 인사 마무리 후 본격 수사 이뤄질 듯

노조와해 '윗선' 수사 관련 검찰이 삼성전자 압수수색을 진행중인 10일 오전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훈훈한 만남이 무색하게 삼성 노조와해 의혹과 관련한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는 형국이다. 특히 검찰의 칼끝이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상훈 사장까지 노리고 들어가면서 관련 수사가 삼성의 현재 권력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는 10일 삼성전자 본사 경영지원실과 함께 이상훈 사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 사장이 2012년에서 지난해 사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를 들여다 볼 예정이다. 당시 이 사장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지냈다.

노조와해 의혹 관련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이 사장이 수사망에 들어가게 됐다는 점은 수사의 성격이 기존과 달라졌음을 의미한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 사장 집무실 압수수색의 가장 큰 의미는 삼성의 과거가 아닌 현재 권력으로 수사의 무게추가 이동했다는 점이다. 노조와해 의혹에 대한 수사가 처음 시작될때만 해도 주로 과거 핵심인물들이 주요 수사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당시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은 이미 해체됐고, 핵심 위치에 있던 인물들도 조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구조조정본부와 미래전략실을 거친 조직내 대표적 재무통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신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의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삼성전자의 현재 권력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한 그룹사 컨트롤타워 관계자는 “오너를 제외하고 포스트 삼성 권력의 핵심은 이상훈 사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강화하고 있는 이사회 경영 강화의 중심축을 맡고 있는 인물이 이 사장이다. 이 사장에 대한 수사가 삼성전자의 현재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 노조와해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는 오는 13일 예정된 차·부장급 인사가 마무리되면 더욱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검찰 인사는 “인사가 어떻게 나던지 기존 중요한 수사들이 흐지부지 되는 경우는 없다”고 전했다.

이 사장을 노리고 들어가는 이번 수사가 어느정도 성과를 낼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다. 검찰은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기각된 바 있다. 다만 이후 노동부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낸 송아무개씨 등 관련자들을 구속시킨 만큼 앞으론 수사가 어디까지, 어떻게 흘러갈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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