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간편결제 시장규모 40조원 육박…카드사들, 간편결제 관련 상품 속속 출시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 이미지=시사저널e

카드업계가 간편결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업체라고 할 수 있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과 협업에 나서는 등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모양새다.

간편결제는 스마트폰 메모리 또는 애플리케이션에 신용·체크·직불카드 등의 정보를 미리 저장한 뒤 온·오프라인에서 상품대금을 치를 때 간편하게 사용하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기존 카드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는 ‘앱투앱’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시장규모는 39조9906억원에 달했다. 전년 11조7810억원에서 4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간편결제 이용률은 20대(60.7%)와 30대(61.5%)는 물론 40대(53.3%)와 50대(44.0%), 60대(33.5%)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과거 간편결제가 처음 부상했을 당시에는 우후죽순으로 관련 업체들이 생겼으나 최근에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의 4강 체제로 굳어진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택한 전략은 경쟁이 아닌 상생이다. 일반적으로 이용자들은 간편결제를 위해 카드를 등록한 후 해당 카드를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간편결제 성장을 통한 자사 카드의 저변 확대에 나서기 시작했다.

최근 카드사들은 경쟁적으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자를 위한 카드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용자가 카드상품을 발급받아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에 연계된 카드로 등록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면 결제액의 일부를 할인하거나 이용금액 또는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방식이다.

KB국민카드는 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와 연동, 결제액 최대 40%까지 할인해주는 ‘톡톡 페이카드’를 출시했다. 롯데카드는 ‘카카오페이 롯데카드’, 신한카드는 ‘신한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를 통해 카카오페이 이용자에게 결제액의 최대 20%를 할인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삼성페이 탭탭’, ‘삼성 리워즈 탭탭’, ‘네이버페이 탭탭’ 등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와 연동되는 여러 카드상품을 출시했다.

우리카드 역시 ‘카드의정석 포인트’를 통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SSG페이 결제 시 이용금액의 3% 추가 적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 9일 삼성페이 이용 시 최대 2%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쌓인 포인트는 하나머니와 교환 가능한 제휴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들의 경우 자체 앱카드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지만, 이제와서 시장을 장악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카드사들은 간편결제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이를 카드저변 확대의 새로운 기회를 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시장은 향후 더욱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간편결제 제공사들의 영향력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채송화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수석은 지난해 발간한 ‘경쟁이 심화되는 간편결제서비스’에서 “한국은 80%에 육박하는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생체인증이 가능한 고사양 스마트폰의 확산, 빠른 인터넷 환경 등으로 인해 신규 금융서비스 적용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 결제서비스 협상의 주도권은 카드사 또는 대형 쇼핑몰이 가지고 있으나, 향후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이 커지게 되면 간편결제서비스 제공사의 영향력과 협상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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