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액면가 밑도는데 오너 리스크까지…유증 불발시 산은도 ‘난처’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기내식 사태'가 아시아나항공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계획 중이던 아시아나 유상증자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올초 체결한 자구안​에 따라 3분기 중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주가가 액면가 아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내식 사태도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액면가 아래로 추락한 주가…기내식 대란으로 '먹구름' 

 

5000원 부근에서 거래되던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국제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지난달 큰 폭 하락, 4000원대 초반까지 추락했다.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10일 42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가 액면가 아래로까지 떨어지자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던 아시아나항공이 골머리를 앓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는 지난 4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체결한 자구안의 핵심 사항​이다. 

 

자본시장법상 액면가 이하로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액면가 아래에서 유상증자가 가능은 하지만, 액면가에 투자한 기존 주주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은 주가의 액면가 회복이 시급하지만 기내식 사태로 오너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난감한 상황에 처한 셈이다.  

 

◇불투명해진 유상증자…산은도 '난감'

 

아시아나의 재무구조 개선에 차질이 생기면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개선을 효율적으로 유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자구안 이행을 독촉해야 하는 상황에도 놓일 수 있다. 


당초 아시아나는 산업은행과의 MOU에서 비핵심자산 매각,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약속했다. 올해 안에 2조4000억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실적 향상도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해 실적호황, 1분기 평창동계올림픽 특수 등으로 실적 호조세를 보였던 아시아나는 남은 분기에도 실적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기내식 대란이 아시아나 불매 운동으로까지 번지면서 유동성 확보도 차질을 빚게 됐다.

 

특히 자구안의 핵심인 유상증자가 주가 하락으로 불투명한 상태다. 이 때문에 산은은 아시아나 주가 하락을 염려하면서도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산은 관계자는 “아시아나 경영 위기는 산은에게 있어 민감한 부분이다. 산은이 의견을 내놓을 경우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며 “유상증자는 채권단보다 회사가 나서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산은 측은 실적 압박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산은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나 실적 압박을 하려는 계획은 없다. 아시아나 경영 위기에 대한 산은 측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시아나가 자회사 수익 확보 등으로 큰 실적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를 통해 유동성 확보 위기에서 벗어나면 산은 등 채권단과의 약속도 이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산은도 책임을 덜게 된다. 아시아나가 CJ대한통운 주식 매각, 광화문 사옥 매각 등으로 이미 1조2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둔 것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회사인 에어서울의 단거리 노선 등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재무구조개선 가시화를 위해선 주가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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