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경고장…배후론 제기하며 중국에 공개적 견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시진핑 주석이 북미대화에 압력을 행사한다’고 밝혀 미중 간 무역전쟁이 북미 비핵화 협상으로까지 연결되고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을 계기로 진행된 비핵화 협상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을 두고 중국 배후론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같이 비핵화를 요구한다며 미국을 비난하자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본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나는 김정은(위원장)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약과 관련해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부정적 압력을 행사하는 것 일수도 있다. 아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한 메시지 외에 중국에 대한 경계감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6~7일 북미 고위급 협상 이후 보인 첫 공개적 반응이다.

이는 포스트 싱가포르 협상이 기대만큼 속도감 있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데는 중국이 북한을 움직이며 협상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한 것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북한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북미 대화 분위기를 저해시킨다고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방중 후 북한이 돌연 강경 태도로 돌변했을 때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배후론을 공개석상에서 꺼낸 바 있다.

다만 이번엔 북미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지 못한 흐름을 보이고 시기적으로 미중간 무역갈등이 최정점에 달한 시점에서 나왔다는 것에 그 의미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동부 시간 기준 지난 6일 0시 1분을 기해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 가운데 340억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 부과 조치를 내려 무역전쟁을 본격화했다. 또 나머지 160억 달러 어치, 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2주 이내 관세가 매겨질 예정이다.

이에 맞서 중국도 반격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미국산 수입제품 500억 달러 가운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 등을 아우르는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경고한 것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북미협상 국면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지난 6~7일 평양에서 열린 북미고위급회담 이후 양측이 합의 이행과 관련해 갈등을 겪는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화 대변인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정치적 타협이 진전을 이루길 바란다”며 “일부 미국인들은 고위급 회담 이후 양측의 입장 불일치와 중국의 역할을 연결 짓고 있는데 이는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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