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현대重·대우조선 ‘빅3’ 실적 전년比 개선…성동조선 등 중견조선사 회생 불투명, 노조 파업 수순도 부담

조선업 회복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이른바 빅3(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은 개선됐지만, 성동조선 등 중견 조선사들은 여전히 회생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업을 비롯한 업계 갈등도 조선업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4월 정부는 3대 혁신을 통한 조선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원가혁신, 기술혁신, 시스템혁신이 여기에 포함된다. 현재 조선업이 극심한 불황 터널에 갇혀있고, 영업실적도 악화함에 따라 정부는 혁신을 통해서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7월 폐쇄된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도크가 안개에 쌓여 있다. / 사진 = 뉴스1

정부는 대형 3사에 대해선 기존 자구계획을 지속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올 상반기 조선 3사는 지난해 대비 나쁘지 않은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5월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은 56억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수주 실적이 상승했다. 여기에 그리스 선사로부터 수주한 LNG10척과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8척을 더하면 수주 실적은 80억달러까지 확대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 5월까지 확정된 신규수주는 23억달러에 그쳤지만, 앞으로 수주 규모는 더욱 늘어날 거란 게 업계 전망이다. 현대상선과 체결한 8~10억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 LOI(건조계약체결의향서) 등을 포함하면 전체 수주 규모는 4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올해 목표치로 세운 73억달러 중 32억달러를 수주했다. 국내 조선3사 중 목표 달성에 가장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달 11일 전문경영인(CEO)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대우조선은 현재 단일조선소로서는 세계 최대 수주 잔량을 갖고 있다. 올해 조선소 가동률도 100%에 이르며 현재 상황으로 보면 2019년까지도 물량이 다 차있다. 올해와 내년 물량 부족에 대해서는 걱정할 게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가뭄에 비해서는 확실히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다만 조선3사가 올해 목표 수주량을 달성할지는 하반기까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산업의 허리를 책임질 중견조선사의 상황은 여전히 여의치 않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4월 극적으로 회생에 성공했지만, 성동조선은 여전히 청산과 회생 길목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성동조선은 현재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로, 성동조선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점점 격해지는 노조와의 갈등도 회생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성동조선노조는 지난달 경남도청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선 정부의 장기적 혜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학과 교수는 조선산업 전체 생태계를 고려하며 조선산업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만약 빅3만 남고 나머지는 다 정리된다면 중견조선사와 중소형 조선사에 의지하던 기자재 업체들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지금도 인력과 산업구조 측면에서 중간 연결고리가 부재한 상태다.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나중에 업황이 살아나고 수주가 늘어났을 때 감당을 못할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물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긴 하지만,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필요한 인력들은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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