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원장 “금융에 잠재된 여러 위험에 선제적 대비 필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금융감독 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이 금융그룹 감독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종합검사제도를 부활시킨다. 금감원은 지난 정부 폐지된 이 제도를 재도입해 사전규제 중심으로 금융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실태를 관리 감독하기로 했다. 이에 최고경영진 연임, 금융권 채용비리, 부당한 금리산정, 삼성증권 배당오류 등 지배구조,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금융사 건전성 악화와 소비자 피해를 막을 방침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윤 원장은 “금융회사에 대한 지배구조·내부통제·리스크관리 체제 확립 등을 포함하는 사전규제를 포함한 감독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금융에 잠재된 여러 위험이 누적돼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심각한 부담을 지우는 일이 없도록 잠재된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동시에 현실화된 위험에는 엄중하게 대처하겠다. 이것이 금감원의 국가위험관리자로서의 소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금감원은 진웅섭 전 원장 시절이던 2015년 2월 폐지한 종합검사제도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 종합검사제도는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은 물론 적정자본 보유, 내부감사협의제 운영 평가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상 금융회사를 선정해 검사하는 제도다.

박근혜 정부 당시 금감원장이었던 진 전 원장은 이 제도가 관행적으로만 진행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종합검사를 폐지하고 컨설팅 위주의 경영실태평가를 시행해 금융사의 부담을 덜어주고 금융감독 체계를 자율규제로 전환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증권 배당사고 사고 등 최근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실패 사례 등이 나오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검사가 요구돼 종합검사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은 “일정 검사주기마다 관행적으로 종합검사를 실시하던 과거 관행과는 달리 지배구조, 소비자보호 등 금융회사의 경영이 감독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회사를 선별해 종합검사를 실시하는 등 ‘유인부합적’(incentive compatible)인 방식으로 종합검사를 시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강화와 관련해서 CEO선임절차, 경영승계 계획 등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법 준수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이에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를 강화하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지배구조·내부통제 전담 전문검사역 제도를 신설·운영할 계획이다.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책임 인식 강화를 사외이사 면담 확대, 이사회 핸드북도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확대와 관련해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에 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여부, 선임 사유 등을 공시토록 할 계획이다.

소비자 피해 책임 강화를 위해 조직적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영업정지·해임권고 등 제재안을 강화한다. 또 대출금리 부당부과 조사를 전 은행권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저축은행의 대출 영업실태를 공개하고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금리 부당부과 여부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생명처럼 보험사의 계열사 투자주식 과다 보유한 금융그룹의 리스크를 평가하고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해 추가 자본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통합그룹자본규제에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상장법인의 핵심정보 공시를 강화하고 자본시장 불공정거래·회계분식을 엄정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기업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공시정보 종합플랫폼을 개편한다. 금감원은 공시환경 변화, 시장의 요구 등을 반영해 전자공시 시스템(DART) 이용자 중심으로 종합플랫폼으로 개편한다.

회계시스템에 대한 감독도 강화한다. 분식회계 발생시 광범위한 투자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대기업 등에 대한 회계 감시망을 대폭 확충한다. 또 산업별 특성과 시장지표 등을 활용한 밀착 모니터링, 표본 감리 선정 비중 확대, 제재 수준 강화 등을 추진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혁신 과제에 포함된 실천과제 중 구체화가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세부 이행방안을 조속히 마련하여 추진하고, 금융시장 상황 및 여건 변화 등을 감안하여 과제를 지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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