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시장 월세 비중 높아져…“유휴 부지 이용해 수익창출”

5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금융·통신·유통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기업들이 기존 부지를 활용한 부동산 임대사업에 나서고 있다.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최근 금융·통신·유통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수의 기업들이 기존 부지를 활용한 부동산 임대사업에 나서고 있다. 임차시장의 무게중심이 월세로 옮겨가면서 수익성을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거기에 기존에 소유한 부동산을 활용하기 때문에 부지매입 부담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5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농협은 부동산 임대·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농협의 부동산 자회사인 NH농협리츠운용을 통해 기존 유휴 부동산을 개발해 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 1분기 말 기준 28396억원 규모의 업무용 토지와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 소유한 부동산 외에도 농협하나로마트 등 농협계열사의 유휴 부동산 자산도 활용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올 초부터 임대사업을 위해 서울 노원·경기 부평 지점을 2020년 완공 목표로 증축 중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 이태원지점과 부산 광복동지점·덕청동지점을 임대형토지신탁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가산디지털단지에 보유한 2층짜리 영업점 건물을 10층으로 증축하고 있다. 완료되면 1개 층만 영업점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내줄 예정이다.

 

유통회사인 신세계 그룹도 임대사업 확대에 나섰다. 신세계는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을 통해 이마트 울산 학성점 부지를 29층 규모의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개발해 임대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마트 점포를 활용해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월세 비중 늘어나​집에 대한 인식 소유임대

 

건설업체가 아닌 일반 대기업들까지 임대주택 사업에 진출하는 이런 흐름은 최근 1인가구가 늘고 월세 시장이 급격히 확대됐기 때문이다. 또 기존에 소유한 부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지매입 부담이 없어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10년간 부동산 임차시장은 전세에서 월세로 옮겨가고 있다. 국토연구원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들의 임차가구 전월세 비율 중 월세’ 비중은 2016년까지 급격하게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60.4%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45.8%) 보다 14.6% 늘어난 것이다. 반면 전세 비중은 39.6%14.6% 떨어졌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저금리 기조로 집주인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면서 전세가격도 함께 상승했다거기에 1~2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집에 대한 인식이 소유보다 임대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KT 임대사업 성공,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올라 

 

지난해 임대사업에 진출한 KT의 성공도 일반 기업들이 임대사업에 관심을 가진 요인으로 꼽힌다. 농협의 벤치마킹 대상이 KT라고 할 정도다. 통신업체인 KT는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통해 리마크빌이라는 전문 임대주택 브랜드를 만들었다. 현재 전국에 보유하고 있는 옛 전화국 부지를 활용해 서울·부산 등 4곳에서 2231가구의 임대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역세권에 위치한 전화국 부지 덕에 KT 임대사업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KT에스테이트 연매출은 20153239억원에서 20163887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는 5554억원을 기록하며 연신 상승세를 나타냈다. 2020년에는 연매출 7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잘 활용한다면 임대주택 사업이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본업 외 추가적으로 시작된 부동산 임대 사업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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