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인슈어테크 기술 속속 도입…전문가들 “인슈어테크 대상 M&A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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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험업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슈어테크’ 도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활용해 기존과는 다른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계획이다.

인슈어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보험 서비스를 말한다.

◇보험업계, 다양한 인슈어테크 기술 도입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생명 등이 IT기술을 적용한 인슈어테크 서비스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화재는 보험업계 최초로 보험설계사를 통한 모든 보험가입 절차를 일체의 종이서류 없이 전자청약만으로 완결하는 ‘보험가입 바로확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서비를 통해 설계사는 전자서명을 이용한 계약체결뿐만 아니라 청약서부본, 약관, 보험증권 등 청약서류를 고객에게 모바일로 바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기존엔 전자 청약을 하더라도 각종 보험 서류를 종이로 출력해 설계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만 했다.

한화생명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지문·홍채를 활용한 바이오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생체인증과 금융결제원의 바이오인증을 결합한 방식으로 최초 한번만 공인인증서를 통해 생체 정보를 등록하면 이후 바이오인증을 통해 손쉽게 본인 확인이 가능하다.

교보생명도 업계 최초로 모바일웹 보험계약대출에 카카오페이 인증을 도입했다. 보험계약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은 교보생명 모바일 홈페이지에 접속해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해 본인확인을 받은 후 보험계약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최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유망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2세대 AI 기술이 적용된 챗봇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인슈어테크 부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5월 보험 계약 조회와 보험 계약 대출까지 가능한 AI 챗봇 ‘따봇’을 개발해 출시했다. 따봇은 ‘따뜻한 챗봇’에서 앞글자를 따온 것이다. 따봇은 보험계약조회, 보험계약대출 조회·실행·상환과 상품 추천 등 업무 처리를 맡는다. 삼성생명은 향후 고객이 업로드한 문서를 챗봇이 인식해 업무를 처리하거나, 음성 서비스도 개발하는 등 챗봇을 통한 업무처리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DB손해보험은 최근 인슈어테크 사업협력 강화를 위해 데일리금융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데일리금융그룹은 2015년 2월에 설립된 국내 핀테크 기업이다.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블록체인, 보험플랫폼, 로보어드바이저, 암호화폐 등을 영위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인슈어테크 신기술을 활용한 신상품, 서비스 발굴 및 보험업무 프로세스 혁신 등 고객가치 혁신을 위한 전사적인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보험개발원도 지난 3일 보험업계 CEO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한 보험산업 혁신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보험개발원은 ‘보험개발원 AI 시스템’과 ‘AI 이미지견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보험개발원 AI 시스템은 보험개발원 고유 업무인 보험상품·위험률 확인 업무에 AI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확인과정 중 사람이 탐지하는 오류들을 AI에 학습시켜 복잡한 확인업무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이다. AI 이미지견적 시스템은 자동차보험 보상 업무에 AI 활용을 접목한 것으로 사고 사진만으로 지급보험금이 얼마인지 정확하고 빠르게 자동 산출할 수 있는 손해사정 시스템이다.

성대규 보험개발원 원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해외 보험사들은 보험산업 모든 영역에서 인슈어테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미흡하다”며 “보험산업 전 분야에 인슈어테크를 적용할 수 있도록 보험개발원이 직접 추진 중인 2개의 AI 활용 사업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인슈어테크 관련 M&A 늘어날 것

전문가들도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보험사들이 인슈어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활발히 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험회사의 인슈어테크 기업 투자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 보험회사가 M&A를 추진하는 주요 목적이 기존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였지만 최근에는 인슈어테크 기업과 파트너십 구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민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합하는 디지털 생태계가 급부상하면서 M&A를 통한 보험사 사업구조 재편과 인슈어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다만 검증 단계에 있는 인슈어테크 시장의 시장성과 비즈니스 모델, 규제 불확실성, 상대적으로 취약한 IT보안 등은 보험사가 인슈어테크 기업에 투자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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