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기내식 포장·운반 과정에 혼선 있어”…승객 불만 고조, '갑질' 논란 점화에 여론 뭇매

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관계자들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수일째 이어지며 승객들의 불만이 고조됨은 물론, 여론의 비판마저 잇따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빠른 시일 내 기내식 공급선을 확보해 서비스를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위기대응이 안일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달 1일 시작된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 차질 사태가 4일째 이어지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기내식 없이 출발한 국제선은 21편, 기내식 문제로 1시간 이상 출발이 지연된 국제선은 2편으로 파악됐다. 

 

사고 첫날인 지난 1일엔 국제선 51편이 지연 출발했고, 기내식 없이 출발한 항공편은 36편에 달했다. 사고 첫날에 비해 출발이 지연되거나 기내식을 싣지 않은 항공편의 규모는 점차 줄고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며 승객은 물론 직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업계선 아시아나항공이 위기 대응에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 계약을 맺은 기내식 공급 업체의 생산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운영 정책을 세웠다는 비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하반기 기내식 공급 업체 샤프도앤코와 3개월 단기 계약을 맺고 지난 1일부터 기내식 공급을 시작했다. 그러나 하루 3000명 정도의 식사 분량만 생산할 수 있는 샤프도앤코는 하루 80편 이상의 항공편을 띄우며 3만명분의 식사 분량을 요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수요를 맞추지 못해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앞서 2일엔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더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업체의 생산 능력엔 문제가 없었으며, 기내식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3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기내식 사태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을 통해 “이번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또 “시행 첫 날 생산된 기내식을 포장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혼선이 발생했다”며 사태의 원인을 짚은 뒤, “회사의 인력과 자원을 집중 투입해 빠른 시일 내 정상적인 기내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내식 대란이 발생한 첫 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중국 출장 비행기에는 제대로 된 기내식이 제공됐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여기에 박 회장의 딸 박세진씨가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한 사실까지 보도를 통해 더해지며 여론의 시선은 더욱 따가워진 상태다. 

 

3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엔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에 대한 공정위 특별 직권조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글은 ​이 문제는 전형적인 갑질 사건이니 공정위가 빨리 나서야 한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 의뢰돼야 한다​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4일 오전 8시 기준 87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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