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EXIT 순위 40위권 벗어나…“창업가 EXIT 두려워 말고 정부‧VC 지원하는 게 해법”

표=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기술 스타트업들의 투자회수(EXIT) 시장이 다른 해외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스타트업 인수합병(M&A)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3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미국 기술기반 스타트업의 경제기여 및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 내 기술기반 스타트업의 2016년 투자회수는 총 1600건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국, 인도와 유럽권 국가들이 상위권에 포진됐고 중국과 일본도 각각 11, 18위를 차지했다. 중동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도 투자회수 시장에 30위권에 안착했다.

 

하지만 한국 기술기반 스타트업은 투자회수 시장 40위권 내에 포함되지 못했다. 공동 38위인 나라가 4개국이나 됐지만, 전체 조사 대상 40개국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셈이다. 그만큼 국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등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의 EXIT가 다른 해외 국가들에 비해 부진하다는 분석이다.

 

스타트업 EXIT는 일종의 출구전략을 의미하는 단어다. 창업할 때 투자됐던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일반적으로 EXIT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스타트업들은 기업공개(IPO) M&AEXIT을 시도한다.

 

국내 스타트업 EXIT시장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M&AEXIT 건 수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조사결과 지난해 국내 스타트업 M&A는 총 29건이었다. 201622건에 비해 7건 늘었지만 201540건에 비해서는 11건 줄었다. 코스닥에 신규상장한 IPO수는 올해 4월 기준 15개에 그쳤다. 벤처캐피탈(VC) 투자기업 또한 신규상장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M&A는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외에도 야놀자, 직방, 리디북스 등 이미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기술기반 M&A는 융합산업 등이 뜨면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기술기반 스타트업의 M&A 활성화는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한다. 대부분 투자 유치에 그칠 뿐, 그마저도 대규모 투자는 미비하다는 것이다. 또 한국은 미국, 유럽, 중국에 비해 국가 간 M&A, 즉 크로스보더(Cross border)도 적다. 한국의 주요국 간 기술 M&A 거래 건수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AI기술 개발 스타트업 대표는 아무래도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기술은 개발하고 상용화시키는 데 오래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EXIT를 일부러 기피하는 창업자들도 생기고 있다그러나 많은 투자자들이 창업가는 EXIT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한국 시장은 작지만 빠르게 성장했다. 일단 시간이 걸리더라도 (투자회수단계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최근 스타트업 M&A시장은 가격 차이에 대한 이견이 크기 때문에 성장이 어렵다. (회사를) 파는 사람들과 사는 사람들 간 가격에 대한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전반적으로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활성화되면 앞으로는 M&A 문제도 해결되겠지만, 지금 상황에선 견해 차이가 (M&A 시장을 막는) 가장 큰 요소라고 말했다.

 

한편 M&A활성화 및 교수 창업 및 대기업 사내 벤처 활성화, 한계 기업 퇴출 등이 기술 기반 스타트업 투자회수 성장의 해법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규제 문제도 언급됐다. 규제가 기술 기반 스타트업 발목을 잡는 탓에 투자회수 시장이 크지 못한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창업가가 맘놓고 EXIT할 수 있도록 정부와 투자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근배 한국무역협회 무역정책지원본부장은 기술기반 스타트업 성장을 막는 것은 규제다. 연구개발 투자화 벤처캐피탈 자금지원 확대 외에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스타트업의 M&A가 취약하다.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M&A를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