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공실화·임대료하락 등 부작용 속출…“대출 이자만 수백만원”

2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 신교통수단으로 주목받았던 노면전차(트램) 민간투자 사업이 사업성 부족으로 결국 무산됐다. 이번 소식은 장기공실화·임대료하락 등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위례신도시 상권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천경환 기자

 

위례신도시에 신교통수단으로 주목받았던 노면전차(트램) 민간투자 사업이 사업성 부족으로 결국 무산됐다. 이번 소식은 장기공실화·임대료하락 등으로 몸살을 겪고 있는 위례신도시 상권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2일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정부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위례선 트램민자사업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미흡하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국토부는 20083월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세우면서 신교통 수단인 트램 도입을 확정했다. 이 사업은 위례신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며 지하철 마천역복정·우남역 구간(5.44)을 잇는 트램 노선을 건설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정부는 총 사업비 1800억원 중 LH60%108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40%720억원은 민간 사업자가 맡아 2021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두산건설이 2015년 이런 내용으로 민자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다.

 

타당성 검토를 의뢰한 서울시는 트램이 LH가 확보한 부지 위에 시공되기에 사업비에서 토지비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하지만 PIMAC은 사업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용지보상비가 발생하고 트램 건설 전례가 없어 사업비가 경전철 수준으로 높게 들어갈 것이라고 판단해 사업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례 중심상권, 공실장기화·임대료하락 등 부작용 속출

 

트램 사업의 불발은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위례신도시 상권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위례신도시 주요상권은 현재 트램 노선 중심부에 조성된 트램라인양쪽으로 위치했다. 분양 당시 트램은 위례신도시 뿐만 아니라 서울 송파·경기 분당의 외부 인구까지 유입시킬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따라 상가분양은 고분양가에도 흥행을 거뒀다.

 

 

/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위례신도시 중심에 위치한 송파 와이즈 더샾단지 내 상가의 경우 2014년 분양 당시 평균 101, 최고 49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개시 1개월 만에 완판됐다. 앞서 분양된 위례1차 아이파크 애비뉴’(C1-3블록)1개월 만에 153개 점포가 분양 마감됐다. ‘위례2차 아이파크 애비뉴’(C1-2블록)2개월 만에 91개 점포가 완판행렬을 이어갔다.

 

하지만 분양 당시 기대와 달리 현재​ 위례신도시 중심상권은 공실 장기화, 임대료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임차인들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폐업하는 점포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램 도입 지연으로 예상됐던 인구유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위례신도시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자들이 상가분양 당시 대출금 때문에 이자만 수백만원씩 내고 있는데 공실이 길어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언젠가는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결과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고 걱정을 나타냈다. 이어 위례 중심상권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으면서 위례신도시 주민도 송파나 강동 상권을 이용하는 추세다고 덧붙였다.

 

트램 사업,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 없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램 민자사업이 경제성을 내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일찌감치 제기됐다. 트램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을뿐더러 개발비·운영비 등이 만만치 않아 민간사업자가 뛰어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트램으로 인해 흑자를 낸 사례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계획 당시 더욱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다운영비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이상적인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 이상 민간사업자가 들어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민자 방식 추진과 별개로 공공 재정 방식으로 새롭게 추진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상 처음부터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만큼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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