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병원‧백화점 등 실시간 대기관리 서비스 ‘나우웨이팅’ 개발… “오프라인 시장 개선할 것”

망원동, 홍대, 이태원, 가로수길. 유명한 동네에 있는 맛집은 늘 북적인다. 몇 시간씩 기다려야만 들어갈 수 있는 맛집도 많다. 고객만큼이나 식당 주인들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는 웨이팅을 주목했다. 전 대표는 IT기술을 오프라인에 접목하기 위해서 다양한 시장을 살펴봤다. 비효율적이었던 식당 대기 시스템은 전 대표가 생각한 사업 아이템으로 적격이었다.

 

전 대표는 사실 창업을 먼저 시작한 후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시작은 떡볶이 집이었다. 공동창업 멤버 중 한명이 떡볶이를 먹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렇게 탄생한 서비스가 실시간 대기관리 서비스 나우웨이팅이다. 나우웨이팅은 고객 핸드폰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대기번호와 대기시간이 카카오톡으로 발신된다. 고객은 자유롭게 대기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나우버스킹의 목표이자 방향은 이곳이 더 좋아지도록이다. 나우웨이팅은 가장 먼저 고객을 만난다. 고객들은 식당, 볼링장, 병원,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가기 전 나우웨이팅을 사용한다. 전 대표는 웨이팅 사업이 오프라인 시장을 변화시키기 위한 첫 단추라고 단언했다.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중에서도 오프라인 시장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전 대표를 지난 27일 서울 역삼동 나우버스킹 본사에서 만났다.

 

100만명 사용자 확보한 나우웨이팅식당과 고객 간 소통늘렸다

 

2014년 나우버스킹 공동 창업자 5명은 회사의 부품보다는 회사의 주체가 되고 싶어 창업에 뛰어들었다. 늙어서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단다. 그들이 네이버 등 IT공룡기업을 다니다 퇴사한 이유다. 전 대표는 4년 간 스타트업과 콘텐츠 회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인터넷 기업들이 점점 성장하는 가운데, 전 대표는 오프라인 시장에 주목했다. 결이 다른 O2O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처음엔 대중교통 위치 기반 서비스 나우플레이를 개발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쓰지 않았다. 다시 고민했다. 오프라인 사용자들이 가장 괴로움을 느낀 경험이 뭘까. 그때 맛집의 긴 줄을 해결할 수 있는 나우웨이팅을 생각했다. 개발 당시 해외엔 비슷한 서비스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후발주자들이 생기고 있다. 나우웨이팅은 사용자 중심 서비스다. 앱 다운로드 없이 카카오톡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다른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다

 

소위 뜬다는 동네에선 나우웨이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개발 초기엔 지인 식당에서 나우웨이팅 시범운영을 하기도 했단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며 지금은 평균 650~700개 매장이 나우웨이팅을 사용하고 있다. 출시 1년만에 사용자도 1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엔 테마파트나 복합몰, 백화점 등 유통채널도 늘렸다. 올해 초 나우버스킹은 카카오, 세마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전상열 나우버스킹 대표가 지난 27일 서울 역삼동 나우버스킹 본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 사진=노성윤PD


나우웨이팅을 사용하는 골목식당이나 소상공인들도 많아지고 있다. 나우웨이팅 서비스가 익숙하지 않은 식당 주인들도 많단다. IT서비스를 배우면서까지 그들이 나우웨이팅을 쓰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바로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다.

 

작은 골목상권은 지쳐있다. 외적으로 시달리는게 많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나우웨이팅을 적용했던 한 족발집은 동네 주민들의 불만을 받느라 바빴다. 주민들은 매장 줄이 항상 길어 동네가 더러워진다고 화를 냈다. 족발집 주인의 일과는 동네 청소를 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손님들은 대기시간이 길다고 불평했다. 이런 환경에서 식당은 음식에 집중하기 힘들다. 처음 족발집을 찾아갔을 때 사장님은 5분도 시간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나우웨이팅을 적용한 이후 쉽게 대기번호를 주고 시간 안내를 할 수 있어 훨씬 여유가 생겼다. 손님 관리가 훨씬 편해졌다고 한다

 

“수익성보다 오프라인 시장에 집중해야하반기 포장 대기관리 서비스 출시 예정"

 

4년 전 나우웨이팅과 지금의 나우웨이팅은 같지만 다르다. 입장관리부터 시작해 결제 단계까지 기능적으로 확대됐다. 대기할 때 주문을 미리 해놓을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병원이나 테마파크, 키즈카페 등 업종별 고객들의 성향 파악도 더 쉬워졌다. 나우웨이팅은 엑스포, 입시박람회 등 여러 행사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나우웨이팅은 관람객들이 행사장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관람객들의 시간을 나우버스킹이 아껴주는 셈이다.

 

O2O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나우버스킹이 주목받을 수 있던 이유는 뭘까. 전 대표는 오프라인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꼽았다. 그는 오프라인 시장 경쟁자들은 굉장히 많다. 그러나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들은 수익만 생각한다. 네이버도 정보 제공 서비스를 내세우며 성공했다. 스타트업도 똑같다. 수익이 아니라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 매장주인들이 한번이라도 더 쓸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 기술만 좋다고 오프라인 매장들이 다 써주지 않는다. 오프라인 공간을 잘 이해하고 존중해야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O2O는 온라인 서비스를 오프라인으로 전달하는 역할이다. 대부분 수요가 서비스를 결정하는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다. 온디맨드 시장은 포화단계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나우버스킹처럼 오프라인 사용자를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서비스가 주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오프라인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고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은 전망이 밝다.”

 

나우버스킹은 올해 하반기 포장, 즉 픽업(Pick-up) 대기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상품을 포장할 때도 효율적으로 대기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푸드트럭이 많은 축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전 대표는 국내 기반을 다진 후 해외 시장 진출도 고려 중이다. 특히 특정 메신저 사용이 높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나우버스킹이라는 회사는 30명이 이끌어 간다. 대표인 나는 30명 중 한명일 뿐이다. 회사 구성원들이 행복하고 기쁘게 일을 하는 구조가 이뤄질 때 이 시장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거라 믿는다. 나우버스팅은 온오프라인 시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구성원 모두가 오프라인 산업을 바꾸는 사람으로 주목받고, 그에 맞게 훌륭한 서비스를 만드는게 나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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