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로 수요 쏠려…“보유세 개편, 1세대 1주택자에 영향 미미”
◇강남권 ‘똘똘한 한 채’, 최고가 경신 퍼레이드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압구정 현대아파트 7차(전용면적 245.24㎡·4층)는 이달 52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올 1월 마지막 실거래가액(40억원) 보다 12억5000만원 높은 금액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통 부촌’이다. 거기에 이달 거래된 현대7차는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인 압구정3구역에 포함된 단지로 향후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시세 상승이 예상되는 곳이다.
현대아파트와 같이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는 강남권 단지들은 재건축·일반아파트 할 것 없이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반포경남아파트’ 전용 154.74㎡은 현재 호가(28억원) 보다 2억원 이상 높은 30억8000만원에 2건(2층·11층)이 거래됐다. 옆 단지인 ‘신반포3차’ 전용 132.94㎡(9층)은 지난달 1억원 가량 하락했다가 이달 들어 가격이 다시 반등해 26억원에 팔렸다. 두 단지 모두 한강변 라인에 위치한 재건축 단지들이다.
일반 아파트 역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2009년 입주) 전용 132.17㎡이 27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2011년 입주) 전용 49.63㎡ 16억원 △강남구 역삼동 ‘레미안그레이튼’(2009년 입주) 전용 142.06㎡ 20억8000만원 등이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양도세·보유세 정부 규제 총공세·…인기 고가주택은 ‘高高’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들이 다주택자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희소성이 높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지난 4월부터 시작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양도세 중과로 1세대 2·3주택자들은 집을 팔면 최대 62%의 세금이 부과됐고 3년 이상 보유하면 보유기간에 따라 10~30%를 공제해 주던 장기보유 특별공제도 사라졌다”며 “이에 따라 어설픈 집들은 정리하고 미래가치가 높은 1주택만 소유하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발표된 보유세 개편안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권 교수는 “이번 보유세 개편안도 다주택자들에게 집중됐고 1세대 1주택 고가주택자들에 대한 세금인상은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도세를 몇 억씩 내느니 많아봐야 500만~1000만원에 불과한 보유세 부담을 안고 똘똘한 한 채를 매입해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분위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쏠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 교수는 “현재 1세대 1주택 고가주택에 대한 지적이 일자 국토부에서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안이라는 게 세율을 올리는 것인데 투기꾼이 아닌 선량한 국민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조세저항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