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플러스 증산 물량의 두배가량 사라질 전망

미국 내에서 동맹국들의 이란산 원유수입 전면 중단이 구체화되면서 정유화학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의 증산 물량보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 사진=뉴스1
미국 내에서 동맹국들의 이란산 원유수입 전면 중단이 구체화되면서 정유화학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의 증산 물량보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동맹국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불가하는 수준의 제재를 오는 11월부터 실행할 것이라는 언급을 내놨다. 이 조치는 면제국 없이 모든 국가에 적용될 것이란 설명이다. 

정유화학업계에서는 의존도가 높은 이란산 원유 수입이 막힐 경우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내 정유사 가운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곳은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등이다. 

이란산 원유의 지난해 도입량은 1억4760만배럴에 달한다. 국내 전체 원유도입량의 13.3%를 차지하며 단일 국가 기준으로 3위에 위치하고 있다. 이란보다 도입량이 많은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뿐이다. 이 때문에 규모면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산유국들이 7월부터 증산에 들어가더라도 이란산 수입 제재에 따른 영향을 지우기는 어려울 전망이 우세하다. 14개 OPEC 회원국과 10개 비OPEC 회원국을 포함한 이른바 'OPEC플러스' 산유국들의 증산 물량보다 이란의 생산량이 많아서다. 

OPEC+ 국가들은 지난 22일 총회를 통해 오는 7월부터 증산을 결정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감산량 목표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생산을 늘린다는 결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OPEC+ 국가들이 7월부터 일평균 100만배럴 가량 생산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란의 지난해 일평균 생산량은 390만배럴"이라며 "수출 물량 기준으로는 일평균 217만배럴에 달하는 물량이 사라지기 때문에 OPEC+ 증산 물량의 두배 가량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도입 규모가 성장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미국산 원유 등 수입 다변화 역시 이란산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 물량은 지난해 11월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란산 원유가 축소된 빈자리를 차지한 것은 미국산 원유다. 올해도 국내 업체들은 미국산 원유 도입을 늘리고 있다. SK에너지는 1분기에 미국산 원유 300만배럴을 들여왔다. GS칼텍스에서는 5월까지 475만 배럴을 들여왔다. 

다만 아직까지는 모든 업체가 접근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 지리적으로 전혀 다른 위치에 있는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운송 과정에서 도입 단가를 낮추기 위한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 도입이 전면 금지되면 원유 수급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며 "미국산 도입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업체들이 원유 도입국가를 다변화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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