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최종 조율 단계, 성사시 ‘제약사간 위탁’ 이례적 사례…포트폴리오 중복 없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마더스제약이 한국콜마가 생산하는 의약품 영업과 마케팅을 대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제약사가 자사 영업을 타 제약사에 위탁하는 모양새가 된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사례다. 만약 계약이 성사된다면 천연물신약과 비만치료제가 주요 품목인 마더스제약과 한국콜마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기존 영업을 위탁했던 CSO(영업대행사)인 CMS 대신 마더스제약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사항은 마더스제약도 확인한 내용이다. CSO업체들을 중심으로 관련업계도 양사 계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박태웅 마더스제약 상무는 “한국콜마는 의약품 생산을 담당하고 마더스제약은 마케팅과 영업을 대행하는 내용을 양사가 조율하고 있다”며 “아직 계약서에 날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더스제약은 지난해 323억원 매출을 달성한 중형 규모 제약사다. 지난해 영업이익 47억원, 순이익 37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수년간 급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인근에 위치한 통합사옥으로 이전하며 회사를 정비하고 있다. 연간 500억원대 매출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마더스제약과 한국콜마가 영업대행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하게 되면 여러모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제약사가 그동안 영업을 위탁한 업체들은 주로 CSO였다. 제약사로부터 영업을 수탁 받아 대행하며 CSO가 의료계 인맥을 동원하는 등 효율적으로 운영한 측면도 있다. 일부 도매업체들도 일부 품목에 한정해 제약사 영업을 대행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한국콜마가 향후 정식으로 마더스제약에 영업을 위탁하게 되면, 제약사와 제약사가 서로 영업을 넘기고 받는 업계에서 보기 드문 협력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 업계 소식통은 “제약사들은 올 1월부터 ‘경제적 이익 등의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 보고서’에 CSO를 통해 의사 등 의료인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을 기재해야 하는 점을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CSO를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업계 현실에서 타 제약사에게 영업을 위탁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현실적으로 마더스제약과 한국콜마가 영업을 공유할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 반응이 대부분이다.

 

마더스제약은 타 제약사로부터 의약품 생산을 의뢰 받아 제조하는 수탁도 진행한다. 이 점은 한국콜마와 유사하다. 한국콜마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8216억원이다. 이중 의약품 사업이 1921억원인데, 이중 상당수가 수탁 매출이다. 

 

의약품 제조 부문을 보면 마더스제약 주력 품목은 천연물신약과 비만치료제다. 한국콜마의 다양한 제품군과 비교하면 중복되는 부분이 적은 편이다. 양사가 충분히 영업을 공유할 수 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향후 마더스제약과 한국콜마가 대행 계약을 체결하면 한국콜마와 CMS의 계약은 해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CMS는 개별 45개 CSO 업체를 운영하는 등 복잡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CMS 영업조직이 사실상 마더스제약에 흡수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지만 확인되진 않은 상태다. 앞서 올해 들어 한국콜마는 CMS에 대행수수료율 인하를 요청했다가 거부 당하기도 했다.    

 

CSO 업계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한국콜마가 마더스제약에 영업을 위탁하기로 한 것은 다 알려진 사항으로 계약서에 도장 찍는 것만 남았다”며 “수수료율 인하 추진도 올해 들어 한국콜마가 시초였는데 향후 어떤 방식으로 마더스제약과 협력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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