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성공으로 최근 급격히 성장…운영 미숙·후속작 성공 등은 해결 과제

펄어비스의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이미지. / 사진=펄어비스

보통 게임산업을 말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곳은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빅3 업체들이다. 그러나 최근 급격하게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바로 펄어비스, 블루홀, 카카오게임즈다. 빅3에 가려져 있지만 이들 역시 놀라운 성공 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앞으로 3편에 걸쳐 이들 업체들의 성공 요인과 향후 전망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최근 지적재산권(IP) 하나로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게임사가 있다. 바로 펄어비스다.

◇검은사막 IP 하나로 온라인·모바일 모두 섭렵

펄어비스는 ‘릴 온라인’, ‘R2’, ‘C9’ 등을 만들어 유명세를 탄 스타개발자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이 지난 2010년 설립한 게임사다. 펄어비스의 첫 작품인 검은사막은 2014년 12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 세계 15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검은사막의 누적 판매액은 4000억원을 넘었으며,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글로벌 흥행 게임이다. 특히 한국산 게임으론 최초로 북미 최대 게임 사이트인 ‘MMORPG 닷컴’의 인기 게임 1위 자리에 1년간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성과로 인해 김대일 의장은 지난해 ‘2017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해외진출 유공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검은사막 흥행에 힘입어 펄어비스는 2015년 매출 217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에서 2016년 매출 622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에도 매출 1172억원, 영업이익 646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2배 가까운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펄어비스는 올해 초 검은사막 IP를 활용해 모바일게임인 ‘검은사막 모바일’을 선보였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모바일게임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이며 단숨에 흥행 게임으로 자리잡게 된다. 출시 직후부터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며 현재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 부문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검은사막 모바일의 성공으로 펄어비스는 지난 1분기에만 매출 755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37,4%, 60.3%이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IP 하나로 온라인시장과 모바일시장을 모두 섭렵하게 됐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IP 성공을 바탕으로, 현재 다양한 후속작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신규 IP는 올해 하반기 공개될 예정이다.

◇후속작 성공이 관건…원 히트 원더 경계해야

다만 펄어비스의 대표 IP가 검은사막 하나뿐이란 점은 향후 약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현재 게임업계를 이끌고 있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로 성장하기 위해선 다양한 라인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하나를 성공시키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며 “그러나 후속작을 성공시키기란 정말 어렵다. 대다수 게임사들이 후속작 흥행에 실패하며 사라진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온라인 FPS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를 비롯해, 일부 게임사들은 흥행 게임 하나를 출시한 이후 후속작 흥행에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이 최근 크게 성공했지만 검은사막 모바일의 경우 온전한 후속작으로 보긴 어렵다. 기존 원작을 모바일로 재해석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기록한 블루홀의 경우, 최근 배틀그라운드 후속작으로 온라인 MMORPG ‘에어(AIR)’를 발표한 바 있다. 블루홀은 이미 전작인 ‘테라’의 성공으로 배틀그라운드까지 2연속 흥행작 배출에 성공했다. 에어마저 성공할 경우 3연속 흥행작 배출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펄어비스 역시 검은사막 이외의 새로운 IP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검은사막 하나만 가지고는 원 히트 원더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신작 발표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지금과 같은 높은 주가를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게임주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이 단일 흥행작 이후 실패 사례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두달간 진행한 패치로 인해 원작인 검은사막의 유저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다. 펄어비스는 지난 두달간 직업별 밸런스 패치를 진행했다. 그러나 패치 방향성과 유저들의 지향점이 일치하지 않았고, 현재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떠났다. 지금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펄어비스에 대한 항의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펄어비스의 경우, PC 온라인게임이 쇠락해 가는 상황속에서도 검은사막이라는 걸출한 게임을 출시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뚝심있는 개발사”라며 “다만 게임 운영면에선 아직 미숙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올해 공개 예정인 신규 IP 성공 유무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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