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셰일오일 채산성 향상…유가 하락 전망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국 등 24개 산유국이 증산에 합의한 가운데 국제유가 하락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당초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증산 합의지만 미국 셰일오일 덕분에 유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은 북미에 위치한 셰일 시추 설비 / 사진=뉴스1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국 등 24개 산유국이 증산에 합의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증산을 결정했지만 결과적으로 감산을 유지하는 결정이라는 평가다. 다만 정유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셰일오일 덕분에 장기적으로 유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4개 OPEC 회원국 10개 비OPEC 회원국을 포함한 OPEC플러스 산유국들은 지난 22일 총회에 참석해 오는 7월부터 증산을 결정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감산량 목표를 유지하는 수준으로 생산을 늘린다는 결정이다. 산유국들은 지난 2016년 11월부터 감산을 통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번 회의 결과는 증산 결정에도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감산 합의에서 결정한 감산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추가 감산분 만큼만 증산해 당초 계획의 100% 수준을 유지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OPEC과 비OPEC 감산 참여국들의 감산 참여율은 현재 100%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해 OPEC 감산 합의시 결정된 일평균 감산 규모가 116만 배럴인데 지난 5월 OPEC 감산 이행치는 189만 배럴에 달한다. 산유국들의 감산이행률은 150~180%에 육박한다. 이 마저도 증가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따라서 이번 증산 결정에 따라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려도 과거에 합의한 감산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OPEC 회의에서 목표증산량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며 "증산 결정에도 감산을 연장한 효과이며 국제 유가는 5월 단기 고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결정에 증산 계획 발표후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원유(WTI) 8월 인도분 기준으로 전일 대비 3.04 달러 오른 배럴당 68.58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정유업계 일각에서는 증산 규모와 상관 없이 결국 국제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기존 산유국들이 감산 행진에 제동을 건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셰일오일의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담겨 있다. 

 

이제는 세계 오일시장의 한축으로 부상한 셰일오일은 국제 유가가 70달러선을 중심으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며 연일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서는 일평균생산량 기준 사상 최고치인 하루 1090만 배럴의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셰일오일 업체가 몰려 있는 미국은 이제 세계 2위 산유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셰일 오일은 과거 배럴당 40달러대에서 손익분기점이 형성되던 시절보다 더 나아가 이제는 그보다 낮은 수준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공급 확대로 인한 가격 하락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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