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

[카드뉴스 본문]

지치고 힘든 이 땅의 모든 미생(未生)들에게 때론 백 마디 위로보다 장그래의 옥상 같은 케렌시아(querencia)가 더 큰 힘이 될지 모릅니다.

“케렌시아(querencia)는 투우장에서 싸움소가 본능적으로 찾아내는 장소다. 싸움의 와중에 소는 그곳을 집으로 삼는다. 여기에서 그는 든든한 벽을 등지고 누구도 자신을 침범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든다.” (어네스트 헤밍웨이, ‘오후의 죽음’ 中)

케렌시아란 헤밍웨이의 소설’에 등장하는 스페인어인데요. 투우장의 소가 안식을 얻고 다시 싸울 준비를 하는 자기만의 공간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케렌시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2018년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로 선정하기도 하면서 고단한 노동, 번잡한 인간관계로 인해 극한의 스트레스에 다다른 현대인들에게 삶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가 증가하며 집을 케렌시아로 여기는 이들 사이에선 홈가드닝을 비롯해 홈퍼니싱, 홈캠핑 열풍이 부는가 하면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보내는 사무실 책상 위를 사진이나 피규어 등의 소품 등으로 꾸미는 데스크테리어(Deskterior)도 늘고 있습니다.

케렌시아의 트렌드를 흡수해 널찍한 휴식공간과 전시, 체험공간이 공존하는 쇼핑공간도 등장했습니다.

휴식과 재충전의 대명사가 된 카페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데요. 빌딩숲, 삼성동 한가운데 오아시스처럼 자리한 KT&G 타워 1층의 카페 ‘사푼사푼‘은 싱그러운 실내조경과 햇살 가득 편안한 공간은 물론 인삼을 활용한 진생치노, 디톡스 음료 등으로 직장인들의 몸과 마음을 위한 안식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방망이와 골프채 등을 이용해 도자기 그릇과 소형 가전제품 등을 깨부수는 홍대 인근의 ‘스트레스 해소방’은 독특한 힐링템으로 2030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죠.

그럼에도 주말이면 동네 편의점조차 나가기 귀찮으시다면 지금 내 방, 우리 사무실을 나만의 케렌시아로 직접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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