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대구공항에 국제선 신규 취항, 청주‧양양공항 모기지 항공사 유치 기대…“규모의 경제 실현 시 지방공항 취항 경쟁 가능성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오랜 침체기에 빠졌던 지방국제공항들이 저비용항공사(LCC)의 신규 취항에 힘입어 활기를 찾는 모양새다. 지방공항은 국‧내외 항공사와 국제선 취항 협의를 이어 나가는 것은 물론,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삼는 신규 사업자 모기지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LCC 업계의 성장세에 힘입어 향후 지방공항의 취항 및 노선 선점 경쟁도 전망된다.

25일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무안, 양양, 대구공항을 이용한 국제여객 인원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특히 올해 LCC의 잇따른 취항이 지방공항에 활기를 불어넣는 모양새다. LCC 업체들이 급성장을 거치며 기단‧노선을 대거 확보해 지방 여객 수요를 흡수할 운항편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무안공항은 지난달 국제선 이용객을 3만95명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만1093명)보다 이용객 수가 171.3% 증가했다. 운항편도 지난해 같은 기간 102편보다 2배 넘게 증가한 210편을 운행했다. 

 

업계선 지난 4월 무한공항에 신규취항한 제주항공의 여객 실적이 공항 전체 이용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지난 4월 30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무안공항을 중심으로 일본 오사카,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 등 3개 노선을 잇달아 취항했다. 지난달에만 총 125편을 운항하며, 1만8100여명의 탑승객을 실어 날랐다.

 

대구공항은 티웨이항공이 둥지를 틀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취항에 이어 내달 2일 러시아 하바롭스크 정기편을 신규 취항해 주3회 운영에 나선다. 이에 대구항공 지난달 국제선 이용객은 16만27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5706명)보다 이용객이 54% 늘어났다. 특히 대구공항 국제선은 중국, 일본 등 15개에 더해 이번 러시아 노선 2개가 더해지면서 노선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 같은 LCC의 틈새 공략은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던 지방공항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초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무안, 청주, 양양공항의 전체 국제선 여객은 급감했다. 이들 공항은 중국행 단거리 노선에 크게 의존해 온 까닭에 전체 실적에 큰 타격으로 작용했다.

일부 지방공항은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삼는 신규 사업자의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방공항을 거점 삼는 신규 항공사로 공항 전체 이용 실적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현재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삼는 ‘플라이강원​과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삼는 ​에어로케이​가 올 하반기 면허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사드보복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던 청주, 양양공항의 경우 신규 LCC의 진출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청주, 양양공항은 국제선 이용객이 각각 18만5940명, 1만5780명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0% 가까이 급감한 바 있다. 


업계선 LCC에 지방공항 진출이 아직까지 수익성이 뚜렷하게 높은 사업 모델은 아니지만, 성장세와 함께 향후 지방공항 선점 경쟁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LCC업계 관계자는 “지방공항은 규모는 작지만 김포, 인천공항에 비해 항공사들이 이용할 슬롯과 활주로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LCC의 경우 기단 운용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길 정도로 성장했을 때, 지방공항 진출이 가능하다. 업계서 항공기 등 기단 확보가 충분한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향후 지방공항 슬롯 선점 경쟁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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