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8시간 25km 비행…강원도 원주서 시연

22일 강원도 원주 KT연수원에 스카이십이 진열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KT가 무선 비행선 드론인 스카이십으로 한층 진화한 조난자 구조 작업을 공개했다. KT는 스카이십을 비롯한 재난 솔루션을  국가에서 진행할 재난안전통신망 구축 사업에 제안할 계획이다.

KT는 22일 강원도 원주 KT 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난안전통신망 기술을 발표했다. 이날 스카이십을 통한 산지 조난자 구조 작업에 대한 시연도 이뤄졌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은 KT가 지난 2015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해온 재난 관련 서비스에 대해 설명한 뒤 “KT의 재난 솔루션 가운데 일부는 이미 시범 사업에 적용되고 있다”며 “올해 범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PS-LTE사업에 제안하고자 한다. 좀 더 안전한 KT가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이달 안에 재난안전통신망 구축·운용사업 제안요청서(RFP)를 사전 공시할 예정이다. 이통 3사는 모두 국가 재난망 구축 사업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안전통신망은 군, 경찰, 소방,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의 각 기관들이 개별적으로 구축해 사용하던 무선통신망을 하나로 통합해 전국망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테러나 재해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 각 기관들이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공공 무선통신망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이 22일 강원도 원주 KT 연수원에서 재난 솔루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KT는 통신망 안정성, 운용역량, 재난안전솔루션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우선 통신망 우수성에 대해 광케이블과 마이크로웨이브, 위성 등 3가지를 통해서 망의 생존성의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전국에 68만km의 광케이블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 중 약 80%의 구간이 지중화 돼 시설물 폭발, 화재 등의 재난 상황에도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진 등 재난 발생 시 가공 케이블을 이용하면 통신망이 두절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중화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

KT는 전국에 4000여개 통신국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 내진 설계가 됐다. 또 5개의 위성을 보유하고 있어 통신서비스 품질이 우수하다고 자부했다.

이날 KT가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열기구를 닮은 스카이십이었다. 스카이십은 드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비행선과 드론의 장점을 결합한 무인 비행선 드론이다. 헬륨가스를 활용해 띄워지게 되며 추진체로 최대 70km/h의 속력을 낼 수 있다. 기존의 드론은 비행시간이 짧고 활동 반경이 제한돼 있는 불편함이 있었다. 스카이십을 활용하면 최대 8시간 25km의 비행 반경으로 하늘을 누빌 수 있다.

앞서 KT는 지난해 스카이십1을 선보였고 올해 스카이십2를 개발했다. 2020년에는 5G로 운영되는 스카이십3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에 KT가 새롭게 선보인 스카이십 플랫폼은 스카이십과 스카이십 C3(씨쓰리)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세부 임무 수행을 위한 스카이십 드론과 로봇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선보였던 스카이십에 재난안전 특화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재난 상황 특화 솔루션으로 진화한 것이 특징이다.

스카이십은 헬륨 가스를 채운 비행체와 스카이십의 추진체ㆍ임무수행장비를 탑재하는 스카이십 팟, 휴대폰 신호 기반의 조난자 탐색 솔루션 스카이스캔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스카이스캔은 LTE·5G 통신 모듈을 수용할 수 있는 휴대폰 신호 기반의 조난자 탐색 솔루션으로, 재난 지역에서 탐색 임무를 수행한다.

스카이스캔은 초소형 LTE 장비를 통해 실시간 휴대폰 시그널링 메시지를 검출할 수 있다. 스카이스캔은 조난자가 있는 지역의 셀을 붉은 색으로 표시한 뒤 시그널을 통해 조난자의 휴대전화 가입자 식별번호를 발췌한다. 이 번호로 가입자 정보를 검색해 조난자 이름과 연령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오 사장은 “통신사 상관없이 조난자 시그널을 모두 탐색할 수 있으며 조난자 정보는 다른 통산사와 연동이 된다면 모두 확인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영역에 스카이십이 드론을 내보낼 수도 있다. 평소 드론을 싣고 다니는 스카이십은 필요할 때 드론을 내보내 조난자 가까이서 드론이 조난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KT는 드론 사출 기술이 이론적으로는 많이 연구됐지만 실제로 시연을 한 것은 KT가 세계 최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KT는 스카이십 기술을 국가 재난안전통신망 사업 제안서에 담을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구조대 간 통신망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스카이십을 통해 미리 수색하는 방향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또 KT는 아주대학교의료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원주 소방서 119구조대와 함께 스카이십 플랫폼과 증강현실(AR) 글라스를 적용해 재난상황에서 환자를 원격 진료하는 시연을 선보였다. 진료를 맡은 이국종 아주대 교수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서비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생각보다 원활하게 잘 이뤄져서 이렇게 잘만 적용된다면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KT는 2015년 조달청과 재난안전통신망 구축 시범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행정안전부와 재난안전통신망 관제 및 유지관리 사업 계약을 맺었다. KT는 재난망 시범사업 기간 구축한 서울 및 강원(평창, 정선, 강릉) 지역의 주 제어 장치와 기지국 221개소, 휴대용 단말기 2500여 대 등 재난망 관련 장비들을 올해 연말까지 유지·관리한다. 여기서 얻은 정보와 노하우가 재난안전통신망 제안서에도 고스란히 담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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