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엽 SOPOONG 대표 “여성 창업가에 대한 편견 버려야 한다”

한상엽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 대표가 22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센텀캠퍼스에서 열린 2018스타트업생태계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지난해 여성창업기업에 투자된 금액이 전체 투자금 중 4.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창업 생태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상엽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 대표는 22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센텀캠퍼스에서 열린 2018스타트업생태계컨퍼런스에서 여성들의 불리한 사회적 위치가 기업 생태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우리는 1년에 사회적기업 10개에 투자하고 밀착 액셀러레이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 우리는 단 한 명의 여성창업가에게도 투자하지 않았다그동안 평균적으로 25%정도는 여성창업기업에 투자했었다. 그러나 왜 2017년에는 여성창업가에게 투자하지 못했을까. 어떤 편견이 존재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특히 자본시장에서의 젠더 불평등이 심하다. 일종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있다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 대비 여성 임금은 63%. 또한 여성 투자자는 7.1%, 금융기관 여성임원은 4.0%. 여성창업 법인기업이 작년 17.4%로 집계됐는데 전체 투자금 비중은 4.1%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5~6년 전부터 여성창업자에 대한 젠더 불평등,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는 말이 나왔다젠더 관점 없이 벤처 투자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여성 창업자에게 불리환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게 아닐까. 여성 창업자에게 특혜를 더 주자는 의미가 아닌 남성과 여성이 누구나 동등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스오피오오엔지는 지난해 자체적으로 여성 창업가에서 대한 인지적 편견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기혼 여성은 사업에 집중할 수 없다 여성은 남성보다 체력이 좋지 못하다 여성은 기술 기반의 전문성이 없다 여성은 리더십이 없다 등이 나왔다.

 

한 대표는 자아 비판을 한 후 젠더 관점에서 투자하기로 했다. 여성을 위해 투자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함께 설계해야 한다올해 상반기부터 의도적으로 여성의 자본 접근성을 늘리고 직장 내 평등을 만들고, 여성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주목했다. 또한 투자기업 평가기준에 젠더 관점을 넣었다. 그 결과 투자한 6개 기업 중 여성창업기업이 절반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한 대표는 우리가 하는 투자가 젠더 관점의 투자를 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길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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