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지하철역·웰빙’ 붙이면 흥행…센트라스·아펠바움 등 단지명 차별화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e편한세상, 래미안, 자이, 더샵, 푸르지오, 힐스테이트 등등 바야흐로 브랜드 아파트 전성시대다. 브랜드만으로는 아파트의 차별화를 꾀하긴 힘들어졌다. 이에 브랜드 앞 뒤에 단지 특성을 반영한 명칭을 붙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랜드마크·웰빙·지하철역붙으면 흥한다

 

2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가장 보편적인 단지명은 가까이에 위치한 랜드마크명을 브랜드 앞뒤에 붙이는 경우다. 그 예로 경희궁 주변에 위치한 경희궁의 아침’, ‘경희궁 자이’, ‘경희궁 롯데캐슬을 들 수 있다. 이 중 가장 먼저 분양된 경희궁의 아침은 건설사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심했던 단지명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분양된 경희궁 자이도 전용 59시세가 최근 1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1·3대책 이후 분양한 경희궁 롯데캐슬도 평균 43.4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여기엔 ’, ‘고귀한이미지가 연상되는 이 들어간 단지명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웰빙 트렌드에 발맞춰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한 단지명도 대세다. ‘북한산 힐스테이트처럼 산자락에 자리한 아파트들의 경우 산 이름을 브랜드 앞에 내세우기도 한다. 최근엔 포레스트(), 에코(공기), 리버(), 파크(공원) 등의 이름이 친환경 이미지를 앞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분당 더샵 파크리버’,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등이 있다.

 

둘 이상의 장점을 결합한 단지명도 인기다. 학세권·몰세권·조망권 등 분양의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결합시킨 것이다. 과천 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천 위버필드가 대표적이다.

 

과천 위버필드는 독일어로 조망·전망을 뜻하는 위버블릭(Überblick)’~보다 위쪽의, 상위의, 완전한을 의미하는 위버(Über)’, 들판을 뜻하는 필드(Field)’의 합성어로 당신만을 위한 과천의 프리미엄 아파트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단지에는 지난 21일 잔여가구 25가구 모집에 24000여명이 몰려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최근 역세권이 분양의 성공 요소로 떠오르면서 지하철역 명을 포함한 단지명도 많아졌다. 이 경우 청약경쟁률도 더 높게 났다. ‘래미안명일역솔베뉴는 강남4구로 편입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강동구에서 최근 3년간 분양한 단지들 가운데 가장 높은 1순위 경쟁률(평균 391)을 기록한 곳이다. 단지명에서 드러나듯 5호선 명일역과 맞닿아 있다.

 

센트라스·갤러리아포레·아펠바움 등 독자브랜드 늘어

 

더러는 브랜드의 색깔을 지우고 독자 브랜드를 사용하는 아파트들도 있다. 주로 여러 건설사들이 함께 짓는 컨소시엄 아파트들이 단지명이 길게 늘어지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독자 브랜드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는 왕십리뉴타운 센트라스가 있다. 현대건설·SK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건설한 단지로 센트럴’(Central)지상낙원이라는 아틀란티스’(Atlantis)의 단어를 조합해 만들어졌다. ‘생활이 편리한 교통의 중심이라는 의미와 센트라스의 입지가 잘 맞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컨소시엄 아파트는 아니지만 독자적인 브랜드를 갖는 단지도 있다. 대개 초고가 아파트들에게 나타난다. 올해 서울에서 2번째로 비싸게 거래된 한화건설이 성수동에 지은 갤러리아 포레가 그 예다. 갤러리아 포레(Galleria Foret)갤러리(미술관)’포레의 합성어다. 이 건물 1층 상가에는 아틀리에 아키라는 갤러리가 실제 운영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예술품·문화 등에 관심을 둔 입주민들이 많다.

 

또 타워팰리스도 단지명 만으로도 초고층 고급아파트의 이미지를 읽을 수 있다. 그밖에 트라팰리스(삼성물산), 아펠바움(SK건설) 등 고급아파트들은 해외 고급맨션을 연상케 하는 단지명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지연 리얼투데이 과장은 진달래, 시범, 미성아파트 같은 단순한 이름에서 동탄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아파트같이 긴 이름까지 나타나는 등 아파트 단지명은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분양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아파트 단지명을 둘러싼 건설사들의 고민은 깊어질 듯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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